‘쌍태풍’ 영향에 예상경로 남하… “작물 유실 막아라” 농가 비상

김철중 기자 , 송충현 기자

입력 2018-08-24 03:00:00 수정 2018-11-22 0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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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솔릭 한반도 상륙]

23일 제주도를 강타한 19호 태풍 솔릭이 당초 예상보다 남쪽으로 경로를 틀어 23일 오후 11시 전남 목포를 통해 상륙했다. 수도권은 태풍의 영향력에서 다소 벗어난 반면 전남 해안과 내륙의 농촌 지역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 솔릭, 계속 남쪽으로 이동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솔릭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전남 목포 남서쪽 약 70km 부근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기압 975hPa, 최대풍속 초속 32m, 강풍 반경 290km로 크기가 소형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솔릭은 22일 밤까지만 해도 충남 서해안에 상륙해 수도권을 관통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23일 예상 경로가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충남이 아닌 전남 서해안으로 진입했다. 솔릭은 23일 밤 전남 진도를 거쳐 오후 11시 전남 목포에 상륙했고 24일 오전 6시 충북 보은을 지나 오전 11시경 강원 강릉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오전 한때 이동속도가 시속 4km까지 느려지기도 했지만 방향을 북동쪽으로 튼 뒤 속도가 빨라졌다.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는 시속 30km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기압계가 흔들리면서 솔릭의 경로가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솔릭은 당초 한반도 동쪽에 자리 잡은 고기압에 의해 서쪽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20호 태풍 ‘시마론’이 일본과 동해를 향해 빠르게 북상하며 고기압을 약화시켰고, 고기압에 밀려 있던 솔릭이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기상청 윤기한 통보관은 “현재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불안정해 앞으로도 솔릭의 이동 경로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접한 두 개의 태풍이 서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후지와라 효과’에 의해 경로가 틀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한 기상 전문가는 “같은 성질을 가진 기압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며 “두 태풍이 상호 작용을 일으켜 솔릭을 동쪽으로 끌어당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수도권 아닌 농어촌 피해 우려
솔릭이 예상보다 남쪽으로 상륙하면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태풍의 영향력에서 다소 멀어졌다.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는 초속 2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부는 폭풍 반경에서 벗어난 데다 위험반원(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도 포함되지 않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태풍이 관통하게 될 호남과 충청 경북의 농촌 지역에는 큰 피해가 우려된다. 강풍으로 비닐하우스나 과수원이 망가지면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둔 농가에 큰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 농가들은 배수구를 점검하고 작물을 지지하는 받침대를 보강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농촌진흥청은 강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시설 점검 등 분야별 대응 정보를 농가와 공유하고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침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전북 김제시와 경남 하동군 등의 인삼 재배지 시설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점검 및 대비에도 집중하고 있다.

솔릭의 경로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제주 산간지역에 최대 순간풍속 초속 62m라는 기록적인 바람을 몰고 올 정도로 강력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다. 24일 새벽 최대 풍속이 초속 30m에 달했다. 초속 30m(시속 108km)의 바람은 전봇대나 가로수가 뽑히거나 부러질 정도의 위력이다. 초속 40m가 되면 기차가 탈선하거나 길가의 돌이 날아다닐 수 있다.

특히 솔릭처럼 서해로 올라와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들은 폭우보다는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많이 입혔다. 2000년 ‘쁘라삐룬’은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순간 최대풍속 초속 58.3m의 강풍을 몰고 와 당시 역대 최고 측정값을 경신했다. 솔릭과 강도나 이동 경로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 ‘곤파스’ 역시 2010년 인천 문학주경기장의 지붕을 날려버리는 등 위력적인 강풍을 동반했다.

김철중 tnf@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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