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사퇴’ 권오준 포스코 회장, ‘최순실 연관설’ 불구 연임 성공했지만…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04-18 11:32 수정 2018-04-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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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연임에 성공, 2020년까지 임기가 연장됐던 권오준 포스코 회장(68)이 18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를 통해 사퇴의사를 밝혔다.

경상북도 영주 출신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대학교에서 금속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다음 해인 1986년 포스코 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포스코에 입사한 권 회장은 이후 기술연구소 실장, 상무(유럽사무소장), 전무(기술연구소장), 부사장(기술부문장) 등을 거쳐 2012년 사장을 지냈다.

약 2년간 사장을 지낸 그는 2014년 8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회장 취임 4일 만인 2014년 권 회장은 임원들에게 “회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소기의 성과와 수익성을 구현할 때까지 기본급의 30%를 반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권 회장은 8대 회장 재임 시절 비핵심 사업과 이익을 내지 못하는 계열사를 정리하는 데 주력하며, 계열사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자금을 확보했고, 취임 1년 후 3조 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이후 경영 실적 개선에 뚜렷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은 권 회장은 지난해 1월 열린 포스코 이사회를 통해 연임이 확정돼 그해 3월 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연임 당시 일각에서는 권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인 최순실 씨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사회 측은 “각종 의혹들의 근거가 없으나, 회장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 회장의 연임 성공 약 두 달 만인 지난해 5월부터 회사 안팎에서는 권 회장의 중도 사퇴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포스코가 2000년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회장이 중도 퇴진하는 ‘회장 잔혹사’를 반복해서 겪어왔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회장 등 역대 회장들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바 있다.

우려했던 대로 권 회장은 18일 사의를 표명, 이사회가 이를 수용함에 따라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중도사퇴하게 됐다.

권 회장은 이날 임시이사회에서 “포스코의 새로운 100년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변화가 필요한데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게 CEO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열정적이고 능력있으며 젊고 박력 있는 분에게 회사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그간 누적돼 피로가 상당해 휴식이 필요하다며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각에서는 정권 교체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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