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20일까지 구조조정 합의 안되면 법정관리 신청”

이은택 기자 , 강유현 기자 , 변종국 기자

입력 2018-04-14 03:00 수정 2018-04-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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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사합의 시한 또 압박… 사장실 점거 빌미 출장금지국 지정
産銀, 기존 지분 유지 위해 GM측에 차등감자 공식 요구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 사태의 ‘데드라인’을 이달 20일로 못 박았다. 또 내부적으로는 만일을 대비해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하고 노조의 사장실 점거를 빌미로 한국을 출장금지 국가로 지정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12일(현지 시간) 댄 암만 GM 총괄사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GM의 구조조정 합의는 20일까지 이뤄져야 하고 그때까지 모두가 협상 테이블에 와야 한다”고 했다. 또 “이 기간 내에 노사가 비용 절감에 대한 합의를 내놓지 않으면 법정관리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했다. 20일까지 인건비 절감 등 가시적 성과가 없으면 한국GM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도 이달 20일이 마감 시한이라며 부도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20일을 기점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바닥날 것이라는 내부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암만 사장은 올 들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발언을 이어 왔다. 2월에는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의) 나머지 공장들의 폐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군산공장 외에 추가 폐쇄를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에는 “시간이 부족하며 노조와 한국 정부가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GM은 한국을 출장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출장금지 국가 지정은 소요 등 위험 요인이 있는 나라에는 직원을 보내지 않는 GM의 내부적 조치다. 최근 노조의 사장실 폭력점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에서 연구인력 등이 종종 한국에 오곤 하는데 이번에 안전 문제 때문에 출장금지 국가로 지정됐다. 아마 쉽게 해제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KDB산업은행은 GM에 차등감자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며 맞섰다. 차등감자란 회사 경영 실패에 책임 있는 대주주나 경영진의 지분을 낮추는 것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3일 “GM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면 산은 지분이 낮아지기 때문에 (GM에) 차등감자를 요구했다”고 했다. GM이 대출금 27억 달러(약 2조8900억 원)를 출자전환하면 산은 지분은 현재의 17.02%에서 1% 미만으로 떨어진다. 산은이 지분을 유지하려면 GM이 ‘20 대 1 이상’으로 차등감자를 해야 한다.

이 회장은 GM이 실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 것도 비판했다. 그는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이전(移轉) 가격”이라며 “(GM 본사가 한국GM이 아닌) 다른 공장에 주는 원가 구조도 봐야 하는데 (자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어려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성주영 산은 부행장은 이날 엥글 사장을 만나 실사 협조를 요구하며 “지난해 10월 만료된 산은의 한국GM 철수 거부권을 원상 회복시켜야 한다”고 했다. 엥글 사장은 성 부행장에게 “27일까지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투자확약서를 써 달라”고 요구했다.

이은택 nabi@donga.com·강유현·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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