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바람 한국기업]혁신… 상상 그 이상

신동진 기자

입력 2018-03-30 03:00 수정 2018-03-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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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자율주행차-VR·AR…
4차 산업혁명 맞은 국내 기업들 새로운 사업-시장 찾아 변화 모색
R&D 투자 확대-외부 공조도 활발


Gettyimage 멀티비츠

4차 산업혁명이 아직 초입인데 시장은 벌써 ‘카오스(혼돈)’다. 머신러닝,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신기술과 자율주행차, 혼합현실 등 새로운 시장 출현은 이종산업 간 경쟁과 협업을 동시에 부추기고 있다. 큰 변화의 물결에 맞춰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는 기업들의 혁신도 분주하다. 그렇다고 이들이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는 것은 아니다. 2, 3차 산업혁명부터 일궈온 전통의 주력분야 터 위에 저마다 미래 시장과 성장을 이끌 ‘새로운 로켓’을 찾아 장착 중이다.


○ 새 시장, 새 사업, 새 이름 찾는 기업들

새로운 이름은 그 자체가 도전이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는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는 지난해 옛 사명인 CJ헬로비전에서 ‘비전’을 뺐다. 케이블TV 업체 이미지를 지우고 정보기술(IT) 플랫폼 업체로 외연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정교한 콘텐츠관리와 타깃 마케팅, 채널연동 커머스, 스마트홈 연동 등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을 노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국내 첫 내진강재 전문 브랜드 ‘H CORE’를 론칭했다. 국내 지진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지난해 약 64만 톤이 판매된 내진용 H형강 등 내진용 철강 시장을 적극 개척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프리미엄 자체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품질과 가격 합리성을 중시하는 ‘가성비’ 고객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론칭한 다이아몬드 브랜드 ‘아디르’는 출시 1년 만에 예상매출보다 20%를 웃도는 실적을 보이며 신규 브랜드 진입장벽이 높은 주얼리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는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수기 등 렌털사업이 주력인 코웨이는 ‘국내 최대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까지 대부분의 제품을 IoT에 기반한 스마트 제품으로 선보이고 1조 건의 생활환경과 건강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제품 점검에 그쳤던 코디의 역할도 고객의 생활패턴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문 컨설팅 전문가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주력인 검색서비스를 중심으로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이 아닌 기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정부의 도로주행 임시허가를 취득해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실험 중이다. 네이버랩스는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이라는 비전 아래 ‘공간’과 ‘이동’에 관한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효성도 빅데이터 기술을 생산공정 개선과 서비스 확대에 적용하고 있다. 생산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을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이를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구현해 사업 인프라를 혁신해 나가고 있다.

새로운 시장 공략도 활발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달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LANEIGE)’의 호주 ‘세포라(Sephora)’ 론칭을 시작으로 이달 호주 뷰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16일 도쿄 오모테산도에 일본 1호 매장을 열었다.


○ R&D투자-기술공조 늘려 ‘혁신 밑천’ 확보

새로운 도전의 든든한 지원군인 연구개발(R&D) 투자는 늘고 있다. LG화학은 경영환경 변화에도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에너지, 물,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R&D 분야에 사상 최대인 약 9000억 원을 투자했고, 매년 투자 규모를 10% 이상씩 늘려나갈 예정이다.

엔씨소프트가 R&D를 어느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인력 구성과 투자 규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7∼9월) 엔씨소프트의 전체 직원 3177명 중 약 70%인 2158명이 R&D 업무 담당이다. 연간 매출액 대비 약 20%를 R&D 투자에 쏟고 있고 지난해 상반기(1∼6월) 국내 500대 기업 중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리온은 8년의 개발기간을 통해 4겹 스낵을 구현했다. 홑겹의 스낵 2∼3개를 한꺼번에 먹는 듯한 식감으로 또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와의 공조를 늘리기도 한다. 삼양그룹의 제약사 삼양바이오팜은 제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나노케이지 기술을 도입했다. KIST와 함께 개념검증을 실시한 뒤 나노케이지 단독 혹은 삼양바이오팜이 보유한 항암제를 나노케이지에 탑재해 투여하는 방식의 임상을 실시해 면역항암제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GS홈쇼핑은 국내외 벤처와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마케팅 성과 분석툴을 서비스하는 ‘ab180’에 투자해 그 결과물을 자사의 데이터 마케팅에 적용했다. 이밖에 동남아와 중국 스타트업 투자에도 각각 3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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