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 막고 안전 지키고… ‘키즈폰’ 시장 쑥쑥 자란다

김성규 기자

입력 2018-03-07 03:00 수정 2018-03-07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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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제품-요금제 잇달아 나와

이동통신사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앞다퉈 어린이 전용 ‘키즈폰’을 내놓고 있다. 어린이에게 특화된 위치 정보 기술,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도 키즈폰에 속속 적용된다.

SK텔레콤은 6일 “스마트폰 중독과 유해물 노출 위험을 원천 차단한 어린이 전용 스마트폰 ‘쿠키즈 미니폰’과 전용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출고가는 26만4000원으로 전용 요금제를 이용하면 공시지원금 2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그간 손목시계(워치)형 키즈폰인 ‘쿠키즈워치 준(JOON)’ 시리즈를 매년 출시해왔다. 워치형보다 스마트폰을 좋아하는 초등학생과 부모를 공략해 새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지난달 초에는 KT가 자체 음성인식 AI 브랜드인 ‘기가지니’를 탑재한 스마트워치폰 ‘무민 키즈폰’을, 지난달 말에는 카카오키즈 자회사인 핀플레이가 미니폰 형태의 키즈폰 ‘카카오 키즈폰’을 잇달아 출시했다.

최근 출시된 키즈폰들의 특징은 최신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는 점이다. 특히 AI 교육 서비스와 자녀의 위치 파악을 위한 위치 정보 시스템이 주로 강화됐다. 쿠키즈 미니폰은 네이버의 AI 번역 서비스 ‘파파고’와 외국어 공부에 유용한 ‘네이버사전’을 탑재했다. 또 시청각 학습에 필요한 MP3 및 동영상 재생 기능을 지원한다. 무민 키즈폰도 기가지니 AI를 통해 단말기 제어, 지식 검색, 날씨, 대화, 영어 단어 번역 기능을 지원한다.

카카오 키즈폰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위치 정보 기능이 강점이다. 카카오 키즈폰의 제조사 ‘키위플러스’는 “‘라인 키즈폰’ 등 기존 어린이용 제품을 통해 수집되고 있는 위치 정보가 하루에 약 150만 건, 1년이면 약 5억 건에 이른다”며 “위치를 단순히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수집된 데이터를 각종 센서 정보와 결합한 후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오류와 오차를 보정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의 행동 패턴과 이동 속도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보완했다. 카카오 키즈폰은 어린이가 같은 장소에 오래 머무르면 배터리 소모를 줄이도록 해 단말기 이용 시간을 늘렸다. 완전 충전 후 최대 11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무민 키즈폰에는 배터리 절감기술(C-DRX)이 쓰였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디자인을 적용하고 어린이를 보호해야 하는 키즈폰 본래의 특성도 강화했다. 쿠키즈 미니폰은 어린이 손 크기를 고려한 크기에 아이언맨과 미키마우스 등 마블과 디즈니의 인기 캐릭터를 활용했다. 무민 키즈폰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캐릭터 ‘무민’을 적용하고 무전기 기능으로 같은 제품을 쓰는 친구와 무전 통신을 할 수 있게 했다. 카카오 키즈폰은 카카오의 ‘리틀프렌즈’ 캐릭터를 적용했다.

쿠키즈 미니폰은 스마트폰 중독과 음란물 링크 등 유해물 노출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을 반영해 인터넷 웹서핑과 앱(응용프로그램) 스토어를 차단하고 기본 설치된 앱만 쓸 수 있도록 했다. 메신저로는 전용 메신저 ‘미니톡’을 제공해 친구들과는 소통이 가능하게 했다. 안전을 위해 부모와 위치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아이콘을 설치했고 음량 하단 버튼을 5초간 누르면 SOS 메시지도 보낼 수 있게 했다. 손전등 기능도 있다. 무민 키즈폰은 친환경 소재 밴드를 쓰고 시력 보호를 위해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도 넣었다.

키즈폰 출시가 이어지는 것은 모바일과 이동통신 시장에서 눈에 띄는 혁신이 주춤한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미래 고객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키즈폰은 당장 큰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부모들에게는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래 고객인 아이들에게는 AI 등 신기술과 자사의 통신을 이용하는 첫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쿠키즈 미니폰의 전작인 ‘쿠키즈워치 준’ 시리즈는 2014년 출시 후 약 53만 대가 팔렸다. 전용 요금제는 보통 월 8800∼1만5400원 수준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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