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천연가스로 신약제조 가능해진다

의약품 핵심 성분 ‘감마-락탐’, 탄화수소서 만드는 촉매 개발

윗줄 가운데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김영범, 황연규, 홍승윤, 박윤수 연구원과 장석복 단장. 연구진은 약을 만들 때 필수적으로 쓰이는 유기 물질 ‘감 마-락탐’을 상온에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석유나 천연가스처럼 자연에 풍부한 재료를 이용해 신약 물질이나 신소재를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장석복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과 백무현 부연구단장 공동연구팀은 의약품, 합성화학, 소재 등에 중요하게 사용하는 ‘감마-락탐’을 상온에서 합성할 수 있게 해주는 이리듐 촉매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감마-락탐은 뇌전증(간질) 치료제나 혈관형성 억제제 같은 약 성분에 들어가는 핵심 성분이다. 탄소가 주요 성분이라 석유 등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탄화수소 물질에서 감마-락탐을 만들기 위해 시도해 왔지만 큰 진척이 없었다. 석유나 천연가스에 많은 탄화수소를 감마-락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탄소-수소 결합을 탄소-질소 결합으로 바꾸는 질소화반응이 필요한데, 상온에서는 반응 중간 단계에서 다른 부산물로 쉽게 분해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중간 단계에서 물질이 분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산화학 기법을 이용해 새로운 이리듐 촉매를 찾아냈다. 이렇게 찾아낸 촉매는 상온에서도 중간 단계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고 탄소-질소 결합이 완성될 수 있도록 도왔다. 장 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촉매 반응이 의약품과 신소재 개발 등에 쓰이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국제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3월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기자 sol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