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한서희, 명품 벨트·가방 법원 패션… ‘블레임 룩’ 구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7-09-21 15:36 수정 2017-09-21 18:08
정유라. 사진=JTBC 캡쳐
한예슬. 사진=스포츠동아
그룹 빅뱅 탑과 함께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지망생 한서희가 20일 항소심 공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브랜드 가방을 들고 등장했다. 벨트도 명품을 둘렀다. 이에 누리꾼 사이에서는 한서희의 법원 패션이 화제로 떠올랐다.
연예인 또는 정치인 등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이들의 패션은 늘 대중의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중 일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대중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그들의 패션은 뜻밖의 광고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대중에게 회자되곤 한다.
이들의 패션을 블레임 룩이라고 한다. 블레임 룩은 ‘비난하다’라는 뜻의 블레임(Blame)과 패션스타일을 뜻하는 룩(Look)이 합쳐진 말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물의 패션 스타일을 말한다.
뜻밖의 화제를 모아 블레임 룩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이들이 있다.
2013년 사기혐의로 기소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출석했던 그룹 젝스키스 강성훈의 법원패션은 롱코트였다. 당시 강성훈은 옅은 갈색 계열의 롱코트를 입고 등장했다. 특히 윤기가 흐르는 듯 부드러워 보이는 코트의 소재는 매우 고가의 제품임을 짐작케 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부내(부자 냄새의 줄임말로, 부자인 티가 난다는 뜻) 코트’로 불리며 숱한 화제를 모았다.
이후에도 강성훈은 검정색 롱코트를 입고 법원에 출석해 블레임 룩의 대표 연예인으로 자리잡았다.
블레임 룩으로 또 다른 화제를 모은 연예인은 한예슬이다. 한예슬은 2011년 드라마 ‘스파이 명월’ 촬영 당시, 제작진과 갈등을 빚고 촬영을 중단한 채 돌연 미국행에 올라 대중의 비난을 샀다.
이후 한예슬은 캐릭터가 그려진 모자를 쓰고 두 개의 가방을 들고 공항 입국장에 나타났다. 한예슬의 발언보다 화제가 된 것은 바로 그녀의 패션이었다. 한예슬 가방으로 알려진 한 브랜드 관계자는 한예슬의 블레임 룩 이후 해당 제품을 문의하는 전화가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레임 룩은 연예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블레임룩으로 가장 화제를 모은 사람은 바로 최순실의 딸 정유라다.
올해 1월 덴마크 올보르그에서 체포된 정유라의 모습이 공개되자, ‘정유라 패딩’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체포 당시 정유라는 털모자가 달린 회색 파딩 점퍼를 입고 있었고, 인터넷상에는 정유라가 입은 패딩의 브랜드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5월 한국 송환 당시에도 정유라가 입었던 스마일 그림이 인쇄된 티셔츠가 화제가 되는 등 정유라가 언론에 노출될 때마다 그의 패션은 화제에 올랐다.
황상민 심리학 박사는 과거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블레임룩 현상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에게는 독특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대중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대중의 심리에 대해 황 박사는 “한국인들은 (그들의 입었던 옷을 입을 때) 본인이 그 정도 급의 인간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범죄자라도 상관없다. 유명하고 잘난 사람이니까 적어도 내가 그 사람 옷을 입기만 하면, 그 사람만큼은 될 거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표현하려는 심리가 대한민국 대중에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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