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 감염병 막자”… 유엔, KT 제안에 ‘끄덕’

신동진기자

입력 2017-09-20 03:00:00 수정 2017-09-2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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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 국제기구서 작업반 출범… 각국 통신-제약사 등 10개기관 참여
KT ‘로밍데이터 이용案’ 본격 논의… 황창규 회장 “국격 한 단계 올려”


황창규 KT 회장(오른쪽)은 17일(현지 시간) 브로드밴드위원회 정기총회에서 “통신기업이 보유한 연결성, 빅데이터 등의 자산은 감염병 같은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힘”이라고 말했다. KT 제공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해 세계 감염병 확산을 막자는 KT의 제안에 유엔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브로드밴드위원회 정기총회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작업반(Working Group)’이 출범했다. 브로드밴드위원회는 2010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유네스코(UNESCO)가 함께 주도해 설립된 유엔 산하의 비(非)상설 국제기구다. 이번 총회에는 황 회장을 비롯해 인텔, 시스코, 노키아, 에릭손,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국제기구 대표, 학계 인사 등 브로드밴드위원회 위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KT는 황창규 KT 회장(64)이 지난해부터 각국 정부와 통신사에 제안했던 ‘휴대전화 로밍 데이터를 이용한 검역시스템’의 아이디어가 국제기구 차원의 의제로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작업반에는 KT와 인텔 등 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재단, 케냐,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등 6개국의 관련 기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등 총 10개 기관이 참여하기로 했다.

작업반은 첫 과제로 전 세계 다양한 감염병 확산방지 사례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올 4월 KT가 한국 정부와 시작한 ‘스마트 검역정보 시스템’의 글로벌 확산을 추진한다. KT가 케냐 보건당국·통신사와 추진하는 ‘로밍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방지 모델’도 연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활동 기간은 1년으로 내년 브로드밴드위원회 정기총회에서 운영 결과를 보고하게 된다.

KT는 2014년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을 계기로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재해 차단 시스템 구축을 이끌어왔다. 가축 운반 트럭의 위치정보를 토대로 전염병 전파 경로를 예측할 때 로밍데이터를 활용하면 해외 발병 전염병의 국내 전파 경로까지 추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각국이 이런 빅데이터 검역 시스템 구축에 공조한다면 국가 간 감염병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글로벌 공동 보건 대응책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에볼라와 메르스, 지카 등 글로벌 감염병으로 전 세계에서 사회적 손실이 연간 600억 달러(약 67조8000억 원)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해 질병관리본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세계 최초로 감염병 발생 지역을 방문한 여행자의 로밍데이터를 분석해 질병 관리에 활용하는 스마트검역 시스템을 구축했다. 감염병 우려국을 방문하거나 경유한 통신사 고객들은 귀국 후 감염병 예방 및 신고요령을 문자메시지(SMS)로 전달받는다.

황 회장은 1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속가능한 투자’를 주제로 열린 ‘유엔 민간부문포럼 2017’에 참석해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등과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민간기업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행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황 회장은 “글로벌 전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는 한국의 국격을 한 단계 올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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