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발전소 부활시킨 GE의 ‘나사로 프로젝트’

이은택 기자

입력 2017-05-29 03:00:00 수정 2017-05-2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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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낮아 중단된 伊발전소 1만개 센서 달아 데이터 분석
전력 수요에 맞춰 가동하게 바꿔
4차 산업기술 APM, 각국 도입… 한국전력과 손잡고 국내적용 추진


2013년 가동을 멈췄다가 GE의 첨단 기술로 2015년 되살아난 이탈리아 치바소 복합발전소. GE 제공
이탈리아 북부 도시 토리노의 치바소 복합발전소는 한때 ‘죽은 발전소’였다. 2013년경 생산전력량이 수요를 넘어섰고 전력수요량도 급변했다. 효율성이 낮아진 발전소는 결국 가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급변하는 수요를 도저히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15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치바소 발전소 회생 프로젝트에 나섰다. 라자루스 프로젝트. 나사로로도 불리는 라자루스는 사망한 뒤 예수의 기도로 되살아났다는 성서 속 인물이다.

GE는 치바소 발전소의 주요 설비와 기계에 센서 1만 개를 달았다. 그리고 각 설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출하고, 이를 토대로 연료 품질, 발전소 운영 상태, 주변 환경정보를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전소는 생산해야 할 정확한 전력량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발전소 가동과 중지에 걸리는 시간도 이전보다 2.5배 빨라졌고 전력 수급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바뀌었다. 치바소 발전소는 2015년 11월 재가동됐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을 다루는 정책과 논의가 쏟아지고 소문도 무성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된 설명이나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와중에 해외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실제 사례에 적용하며 이미 시장을 창출해 내고 있다.

139년 역사의 GE는 APM(Asset Performance Management·자산성과관리기술)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APM이란 산업용 기기를 인터넷과 연결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운영성과를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1901년 설립된 브라질 특수철강 제조기업 제르다우도 2015년 GE의 APM 기술을 도입했다. GE는 제르다우 공장에 있는 50여 개의 자산과 기계에 센서를 부착하고 운영과정과 성과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6개월 뒤 GE는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적인 설비 고장 두 건을 미리 예측하고 잡아냈다. 그냥 뒀으면 공장 전체가 130시간 동안 ‘올스톱’ 될 수도 있었던 결함이었다.

공장 운영 효율성도 높아졌다. 원자재 재고 파악 시간은 3일에서 7분으로 줄었고 폐기물 분류작업 시간도 한 달에 93시간 줄었다. 이는 약 150만 달러(약 16억8000만 원)의 비용절감 효과로 이어졌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12개의 발전소로 상수도와 전력을 공급하는 솔트 리버 프로젝트는 여러 발전소를 통합해서 관리하고, 운영전략을 최적화할 방법이 필요했다. GE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여기에 APM 기술을 도입했다. 500여 개의 발전설비와 기계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를 분석해 최적의 운영방식을 찾아냈다. 그 결과 연간 50만 달러(약 5억6000만 원)를 절약할 수 있었다.

조만간 한국에서도 이런 사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GE는 한국전력과 에너지밸리 투자 추진단 발족식 및 빛가람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GE와 한전은 “전력 기자재 국산화, 중소기업 지원, 4차 산업혁명 인프라 구축 등 한국의 차세대 전력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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