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中99개 점포중 87개 휴업… 현대기아차는 3, 4월 판매량 반토막
김현수기자 , 한우신기자 , 곽도영기자
입력 2017-04-26 03:00 수정 2017-04-26 03:00
[中 사드보복 2개월]한국 기업 피해 눈덩이
“갑자기 간판에 ‘한국’이라는 글씨가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 문화교류 사업을 해온 A업체는 현지 한류문화 체험관 간판에서 ‘한국’이라는 글씨를 보이지 않게 하라는 당국의 지시를 받고 최근 임시방편으로 현수막을 걸어 한국이란 글씨를 가렸다.
요식업 설비를 제작하는 B사는 중국에 레스토랑 설비를 수출하려다 통관 검역 승인을 받지 못했다. 세관 당국이 보완해야 하는 점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하지 않아 대응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2월 27일 롯데그룹이 이사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교환을 승인한 뒤 중국이 노골적인 보복을 시도하면서 한국 기업의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억지 트집에서 실질적인 영업 방해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롯데그룹은 사드 부지의 제공자로 인식되면서 보복의 집중 타깃이 됐다. 현지 롯데마트의 99개 점포 중 90%에 달하는 87개 점포가 현재 영업정지 및 자체 휴점으로 문을 닫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면서 중국인 매출이 70%에 달하는 롯데면세점의 피해도 크다. 이달 들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로 인해 롯데그룹이 받은 피해 규모는 상반기(1∼6월)에만 1조 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시켰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의 현지 매출이 타격을 입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반 토막이 났다. 3월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7만2032대로 지난해 대비 52.2% 줄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4월 들어서도 판매량은 전년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의 비관세장벽이 사드 이후 더욱 높아지면서 수출길이 아예 막힌 곳도 적지 않다. 중국으로 화장품을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은 갑자기 중국 바이어가 물품 주문을 못 받겠다며 계약을 취소해 버려 경영난에 빠졌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은 버틸 여력이라도 되지 중소기업은 한번 통관이 지연되고, 수출 계약이 깨지면 당장 직원들 임금 주기도 힘들다”라고 호소했다.
한국 기업들은 사드 파고를 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처음으로 중동지역에 진출하며 시장 다변화를 선언했고, LG생활건강은 미국과 동남아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올해부터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는 점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업계의 고질적인 숙제였는데 사드 보복이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되어준 셈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류(韓流)에 기대 이미지만으로 제품을 팔려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었었는데 이참에 진짜 제품력으로 승부하려는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한우신·곽도영 기자
“갑자기 간판에 ‘한국’이라는 글씨가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 문화교류 사업을 해온 A업체는 현지 한류문화 체험관 간판에서 ‘한국’이라는 글씨를 보이지 않게 하라는 당국의 지시를 받고 최근 임시방편으로 현수막을 걸어 한국이란 글씨를 가렸다.
요식업 설비를 제작하는 B사는 중국에 레스토랑 설비를 수출하려다 통관 검역 승인을 받지 못했다. 세관 당국이 보완해야 하는 점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하지 않아 대응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2월 27일 롯데그룹이 이사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교환을 승인한 뒤 중국이 노골적인 보복을 시도하면서 한국 기업의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억지 트집에서 실질적인 영업 방해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롯데그룹은 사드 부지의 제공자로 인식되면서 보복의 집중 타깃이 됐다. 현지 롯데마트의 99개 점포 중 90%에 달하는 87개 점포가 현재 영업정지 및 자체 휴점으로 문을 닫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면서 중국인 매출이 70%에 달하는 롯데면세점의 피해도 크다. 이달 들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로 인해 롯데그룹이 받은 피해 규모는 상반기(1∼6월)에만 1조 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시켰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의 현지 매출이 타격을 입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반 토막이 났다. 3월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7만2032대로 지난해 대비 52.2% 줄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4월 들어서도 판매량은 전년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의 비관세장벽이 사드 이후 더욱 높아지면서 수출길이 아예 막힌 곳도 적지 않다. 중국으로 화장품을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은 갑자기 중국 바이어가 물품 주문을 못 받겠다며 계약을 취소해 버려 경영난에 빠졌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은 버틸 여력이라도 되지 중소기업은 한번 통관이 지연되고, 수출 계약이 깨지면 당장 직원들 임금 주기도 힘들다”라고 호소했다.
한국 기업들은 사드 파고를 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처음으로 중동지역에 진출하며 시장 다변화를 선언했고, LG생활건강은 미국과 동남아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올해부터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는 점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업계의 고질적인 숙제였는데 사드 보복이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되어준 셈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류(韓流)에 기대 이미지만으로 제품을 팔려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었었는데 이참에 진짜 제품력으로 승부하려는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한우신·곽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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