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긴급안보회의… “참화 일어나면 저부터 총들고 나서겠다”

한상준 기자 , 유근형 기자

입력 2017-04-12 03:00 수정 2017-04-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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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일정 취소하고 안보 행보

“김정은 정권 자멸의 길 가지말라” 경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운데)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에서 안보상황 긴급회의를 처음 주재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한반도에서 또다시 참화가 벌어진다면 국가의 안위를 걸고 저부터 총을 들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왼쪽은 같은 당 이해찬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오른쪽은 공평원 전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차장.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 김정은 정권이 자멸의 길로 가지 말 것을 엄중하고 분명하게 경고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1일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 칼빈슨함 한반도 재배치 등 급박한 한반도 정세 속에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날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방문한 문 후보는 당초 일정을 마치고 상경해 비공개로 당 정강정책연설 녹화를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을 취소하고 오후 8시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에서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한반도에서 또다시 참화가 벌어진다면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걸고 저부터 총을 들고 나설 것”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의 모든 전력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고 재기불능의 타격을 가할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 분명하게 경고한다. 그동안 우리는 인내할 만큼 인내했다.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문 후보는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 5당 대표 및 대선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5+5 긴급 안보비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문 후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 도발을 계속하고, 중국이 북핵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게 될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사드 배치는 전적으로 북한의 태도와 중국의 노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간 사드 배치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던 문 후보는 최근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무게추를 옮겨가고 있다. 비공개 회의에서 문 후보는 “아직까지 미국이 선제 타격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군사적 의지를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의도와 무관하게 긴장이 계속 고조된다면 우발적 충돌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문 후보가 전날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다”는 메시지를 낸 데 이어 이날 긴급 점검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안보 이슈가 새롭게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빠른 대처로 ‘불안한 안보관’ 논란을 불식시키고 ‘안정감 있는 준비된 후보’ 이미지를 계속 부각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아울러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재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4대강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상적인 사업이 아니었다”며 “4대강 사업의 혈세 낭비를 전면 재조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법적 책임과 손해배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박근혜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사를 끝낸 상황에서 어떤 부분을 재조사하겠다는 건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2차 인선을 발표했다. 호남 유일의 중진 의원인 이춘석 의원을 원내 비서실장에 임명하면서 임종석 캠프 비서실장과 함께 공동 비서실장 체제를 구축했다.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현역 의원 간 네트워크와 비주류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껴안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인선 과정에서 임 실장의 교체 문제를 두고 추미애 대표 측과 문 후보 측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조직특보단장에는 친문(친문재인) 진영 핵심인 전해철 의원과 김영주 의원이 임명됐다. 문 후보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측근인 윤원철 캠프 상황실장,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의 측근인 장형철 캠프 기획실장 등 세 사람은 비서실 공동 부실장을 맡았다. 이 인사를 두고 문 후보의 오랜 측근인 ‘3철(전해철, 양정철,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빗대 ‘신(新)3철’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부산·울산·창원=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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