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식 전문기자의 필드의 고수]“골프장 품격은 내장객이 좌우한다”
안영식 전문기자
입력 2017-03-22 03:00 수정 2017-03-22 03:00
<16> 이영호 샤인데일 골프&리조트 회장
“무슨 소리야? 아이언은 찍어 쳐야지! 땅 파는 값도 그린피에 포함돼 있는 거야.”
샤인데일 골프&리조트(대중제 27홀) 이영호 회장(75)의 ‘디봇관(觀)’은 달랐다.
“디봇이 문제가 되는 것은 뒤 팀의 공이 디봇에 들어가면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다. 잔디 관리는 나중 문제다. 두껍게 떨어져 나간 뗏장은 덮어 놓으면 곧 살아난다. 자신이 만든 디봇을 정리하느냐로 골퍼의 품격을 알 수 있다.”
구력 35년인 이 회장은 한창때 골프모임에만 나가면 롱기스트는 도맡아 차지했던 장타자다. 안양CC 롱기스트 측정 홀은 약간 오르막인데도 287야드를 기록한 적도 있다.
“내 장타의 비결은 스웨이다. 교과서적인 스윙은 아니지만 습관이 되면 괜찮다. 골퍼마다 퍼팅이 천차만별이듯 스윙도 체형에 맞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면 된다. 먼저 거리를 내는 스윙을 익히고 방향은 나중에 잡으면 된다. 초보자 때 이 순서를 거꾸로 배우면 7자 그리기는 쉽지 않을 거다.”
하지만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했던가. 비거리가 줄어든 그는 “요즘은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먹고 산다(웃음)”고 말했다.
“5일 친구 아들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포함해 유명 남자 연예인들과 5인 플레이를 했다. 찬호가 샤인코스 8번홀(파4·345m) 챔피언티에서 친 티샷이 그린 왼쪽 벙커까지 갔다. 300m 이상 친 거다. 예전엔 찬호한테 홀당 1타씩 핸디를 줬는데, 실력이 많이 늘었더라.”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이 회장은 국영기업에 다니다 전기공사 전문 업체인 세안이엔씨㈜를 설립했다.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동종 업계 1위를 차지한 선도기업이다.
그런데 57세 때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장출혈로 3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은 것. 우선 30년간 피운 담배를 끊었다. 과음하게 되는 실무 영업에서 손 뗐다.
“창업한 기업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목숨하고 바꾸는 거다. 사람마다 허약한 곳이 있는데 힘을 다 쏟으면 반드시 탈이 나는 거 같다. 우리 회사보다 먼저 업계 1위 한 분들 여럿이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 회장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헬스클럽에서 2시간 이상 체력단련을 한다.
“지인들은 스윙에 지장을 받는다며 라운드 전날은 웨이트 운동을 삼간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매일 한다. 내가 헬스장에 가는 이유는 골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다. 꾸준히 헬스 하는 사람은 나이 들어도 걸음걸이부터가 다르다.”
밤낮 없이 일하던 사람이 한 달에 결재 한두 건을 하다 보니 마치 노는 것 같았다. 할 일을 찾던 이 회장은 디벨로퍼로 변신했고, 굵직한 여러 건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이 경험이 샤인데일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홀인원, 언더파, 이글 등 골퍼로서의 기쁨을 원 없이 맛봤고, 국내외 다른 골프장에서 무수히 라운드해 본 이 회장의 오래된 꿈은 ‘골프장을 제대로 만들어 훌륭하게 운영하는 것’이었다.
이 회장은 부지 선정을 위해 2년간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내는 안 가본 지역이 없단다. 그렇게 엄선한 곳이 강원 홍천군 장락산 자락 100만 평이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타면 30분이면 도착한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날, 페어웨이를 걸으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인 브라이언 코스텔로가 설계했는데, 27홀 중 비슷한 홀이 하나도 없다. 동반자들은 라운드 내내 코스가 어렵다고 나한테 불평하다 ‘벌써 마지막 홀이냐’며 아쉬워한다.”
그런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지 선정에서 2015년 완공까지 11년이나 걸렸으니까. 알박기 4곳의 부지 매입에 특히 애를 먹었다. 하지만 포기란 없었다. 창업기업가의 뚝심과 골프 마니아의 열정으로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만 보면 골프장 건설은 머리에 지진 난 사람이 하는 짓이다. 하지만 골프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내 버킷리스트 1번이었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꿈★은 이루어진다. 간절히 원하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영호 회장이 그렇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이영호 회장은 5일 즐거운 초청 라운드를 가졌다. 왼쪽부터 박찬호, 오지호, 이 회장, 김성수,비(정지훈).
안영식 전문기자
‘마치 내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골프장 오너는 골프장 페어웨이에 디봇이 생길 때 이런 심정을 느낀다고들 한다. 그 때문에 동반자들은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다. 공만 살짝 걷어 치려다 토핑을 내기 일쑤고, 잘 맞아도 당겨 치기 마련이다.“무슨 소리야? 아이언은 찍어 쳐야지! 땅 파는 값도 그린피에 포함돼 있는 거야.”
샤인데일 골프&리조트(대중제 27홀) 이영호 회장(75)의 ‘디봇관(觀)’은 달랐다.
“디봇이 문제가 되는 것은 뒤 팀의 공이 디봇에 들어가면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다. 잔디 관리는 나중 문제다. 두껍게 떨어져 나간 뗏장은 덮어 놓으면 곧 살아난다. 자신이 만든 디봇을 정리하느냐로 골퍼의 품격을 알 수 있다.”
구력 35년인 이 회장은 한창때 골프모임에만 나가면 롱기스트는 도맡아 차지했던 장타자다. 안양CC 롱기스트 측정 홀은 약간 오르막인데도 287야드를 기록한 적도 있다.
“내 장타의 비결은 스웨이다. 교과서적인 스윙은 아니지만 습관이 되면 괜찮다. 골퍼마다 퍼팅이 천차만별이듯 스윙도 체형에 맞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면 된다. 먼저 거리를 내는 스윙을 익히고 방향은 나중에 잡으면 된다. 초보자 때 이 순서를 거꾸로 배우면 7자 그리기는 쉽지 않을 거다.”
하지만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했던가. 비거리가 줄어든 그는 “요즘은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먹고 산다(웃음)”고 말했다.
“5일 친구 아들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포함해 유명 남자 연예인들과 5인 플레이를 했다. 찬호가 샤인코스 8번홀(파4·345m) 챔피언티에서 친 티샷이 그린 왼쪽 벙커까지 갔다. 300m 이상 친 거다. 예전엔 찬호한테 홀당 1타씩 핸디를 줬는데, 실력이 많이 늘었더라.”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이 회장은 국영기업에 다니다 전기공사 전문 업체인 세안이엔씨㈜를 설립했다.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동종 업계 1위를 차지한 선도기업이다.
그런데 57세 때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장출혈로 3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은 것. 우선 30년간 피운 담배를 끊었다. 과음하게 되는 실무 영업에서 손 뗐다.
“창업한 기업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목숨하고 바꾸는 거다. 사람마다 허약한 곳이 있는데 힘을 다 쏟으면 반드시 탈이 나는 거 같다. 우리 회사보다 먼저 업계 1위 한 분들 여럿이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 회장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헬스클럽에서 2시간 이상 체력단련을 한다.
“지인들은 스윙에 지장을 받는다며 라운드 전날은 웨이트 운동을 삼간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매일 한다. 내가 헬스장에 가는 이유는 골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다. 꾸준히 헬스 하는 사람은 나이 들어도 걸음걸이부터가 다르다.”
밤낮 없이 일하던 사람이 한 달에 결재 한두 건을 하다 보니 마치 노는 것 같았다. 할 일을 찾던 이 회장은 디벨로퍼로 변신했고, 굵직한 여러 건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이 경험이 샤인데일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홀인원, 언더파, 이글 등 골퍼로서의 기쁨을 원 없이 맛봤고, 국내외 다른 골프장에서 무수히 라운드해 본 이 회장의 오래된 꿈은 ‘골프장을 제대로 만들어 훌륭하게 운영하는 것’이었다.
이 회장은 부지 선정을 위해 2년간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내는 안 가본 지역이 없단다. 그렇게 엄선한 곳이 강원 홍천군 장락산 자락 100만 평이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타면 30분이면 도착한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날, 페어웨이를 걸으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인 브라이언 코스텔로가 설계했는데, 27홀 중 비슷한 홀이 하나도 없다. 동반자들은 라운드 내내 코스가 어렵다고 나한테 불평하다 ‘벌써 마지막 홀이냐’며 아쉬워한다.”
그런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지 선정에서 2015년 완공까지 11년이나 걸렸으니까. 알박기 4곳의 부지 매입에 특히 애를 먹었다. 하지만 포기란 없었다. 창업기업가의 뚝심과 골프 마니아의 열정으로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만 보면 골프장 건설은 머리에 지진 난 사람이 하는 짓이다. 하지만 골프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내 버킷리스트 1번이었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꿈★은 이루어진다. 간절히 원하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영호 회장이 그렇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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