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로 일어난 쌍용, Y400으로 승천 꿈꾼다

한우신기자

입력 2017-03-21 03:00 수정 2017-03-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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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공개 프리미엄 대형 SUV ‘Y400’

쌍용자동차가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하는 차세대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Y400’(프로젝트명)의 실루엣 이미지.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는 차세대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개발한 ‘Y400’(프로젝트명)을 31일 개막하는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다. 쌍용차는 생산 규모로 봤을 때 신차를 자주 내놓을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 그런 만큼 신차를 내놓을 때는 신중하다. 신차의 성패에 회사의 명운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1월 내놓은 소형 SUV 티볼리는 대성공이었다. 티볼리의 인기에 힘입어 쌍용차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지난해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쌍용차의 성장을 이어 가고 SUV 명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 티볼리에 이어 Y400의 성공도 절실하다.

Y400의 성공을 위해 쌍용차가 앞세운 것은 진화한 기술력이다. 사람들이 SUV에 거는 기대는 명확하다. 어디서든 잘 달리는 안전하고 튼튼한 차. 튼튼한 차를 얼마나 가볍게 만들 수 있는지가 SUV의 기술력을 판가름하는 핵심이다.

Y400의 내부 모습.

쌍용차가 Y400에 적용한 차체 구조는 프레임 방식이다. 차체 구조는 엔진 등 동력 부품으로 짜인 섀시를 프레임에 장착하고 다시 차체와 결합하는 프레임 차체 방식 그리고 섀시를 차체에 직접 장착하는 일체식 차체 방식으로 나뉜다.

이창노 우석대 기계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프레임 방식이 일체식에 비해 진동과 소음이 덜 전달되므로 정숙성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쌍용차 중에서는 렉스턴W 코란도스포츠 등 중대형 SUV에 프레임 방식이 쓰였다. 프레임 방식은 뼈대 하나가 더 들어가기 때문에 무거울 수밖에 없다. 결국 프레임에 들어가는 철강 소재를 가볍게 하면서도 강도는 높이는 게 중요하다.

Y400에 적용된 프레임. 충격 흡수를 위한 ‘크래시 박스 존’을 장착해 안전성을 높였다.

쌍용차는 Y400 프레임에 세계 최초로 1.5GPa급(mm²당 150kg까지 하중을 견딤을 의미) 강판을 사용했다.

이 강판을 비롯해 590MPa(mm²당 59kg의 하중을 견딤을 의미)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이 동급 최대 수준인 63% 사용됐다. 그만큼 무게는 가볍지만 더 단단해졌다. 이 프레임의 단면은 4중 구조로 짜였다. 기존 차량에 쓰인 것은 2중 또는 3중 구조가 많았다.

국내 자동차 중에서 4중 구조가 적용된 것은 Y400이 처음이다. 이러한 기술 발전의 결과 Y400 프레임은 쌍용차 모델 기준으로 기존 프레임 대비 인장 강도는 22%, 비틀림 강성은 18% 향상됐다.

Y400 프레임의 단면 모습. 국내 최초로 4중 구조로 설계됐다.

Y400 프레임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앞부분에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크래시 박스 존’이 들어간 것. 크래시 박스 존은 충돌할 때 구겨지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Y400에 탄 사람은 물론 상대 차량이 받는 충격도 줄여 준다. 자동차의 안전성을 평가할 때는 상대 차량에 가하는 충격을 얼마나 최소화하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초고강도강을 사용한 4중 구조의 프레임에 충돌 흡수 공간이 더해진 결과, 쌍용차가 자체적으로 시행한 자동차 안전도 평가(KNCAP)에서 Y400은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는 공식 KNCAP는 신차 출시 후 이뤄진다.

쌍용차는 이 차세대 프레임을 포스코와 함께 개발했다. 이홍우 포스코 성형연구그룹 전문연구원은 “포스코는 차세대 SUV 시장을 선도할 초고강도강 프레임 개발을 제안했고 쌍용차는 이를 수용해 최적의 설계를 고안해 시너지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Y400의 차별화된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것은 후륜 구동 방식이다. 후륜 구동 방식은 엔진이 차체의 앞에 있고 뒷바퀴로 차를 움직이게 된다. 후륜 구동 자동차는 가속할 때 전방에서 후방으로 하중 이동이 이뤄지는데 뒷바퀴의 하중이 증가하며 접지력이 높아져 가속 성능이 향상된다.

이런 특징은 특히 오르막길을 오를 때 큰 힘을 발휘한다. 렉스턴W 코란도스포츠 체어맨W 등 대형 차량에 후륜 구동 방식이 쓰이는 이유다. 후륜 구동 자동차는 차량 중량이 앞뒤로 배분돼 있고 차의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려 할 때 뒷바퀴에도 제동력이 적절히 남아 있어 바퀴 잠김 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적다. 이수원 쌍용차 기술연구소장은 “Y400은 차세대 프레임과 차량의 완벽한 조합을 통해서 상품성 향상은 물론 탑승자와 상대 운전자까지 배려한 SUV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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