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퇴근하면 뭐하나…시도 때도 없는 ‘단톡방’ 족쇄

동아일보

입력 2016-12-23 18:04 수정 2016-12-2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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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퇴근하면 뭐하나...
시도 때도 없는 '단톡방' 족쇄

#.2
"저는 대기업 사원입니다.
사규상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지만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하고 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장님이 7시에 나오시니까요."

#.3
"그럼 퇴근은 정시에 하냐구요?
오후 8시 정도면 이른 퇴근입니다.
결국 최소한 하루 4시간씩은 초과근무를 하지만
수당을 신청한 적도, 받은 적도 없죠."

#.4
"퇴근해도 퇴근하지 않은 날이 많습니다.
팀장님은 '단톡(단체 카카오톡)방'에서 시도 때도 없이 업무 지시를 내리죠.
내일 해도 될 업무 지시를 잠들기 직전 전화로 받은 적도 있습니다.
퇴근 이후에는 전화를 받고 싶지 않지만 사무직인 제가 그렇게 했다가는 '미친놈' 소리 들으며 해고당할 것입니다"

#.5
고용노동부가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퇴근 후 업무 연락 자제'가 근로자들이 꼽은 시급한 근무 혁신 5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는 '정시 퇴근', 2위는 '유연 근무 활성화' 였죠.

#.6
국내 근로자 10명 중 7명은 퇴근 후 휴대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업무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급한 업무 처리로 인한 연락은 42.2%에 불과했고
55.4%는 관행화된 장시간 근로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습관적으로 이뤄진 연락이었다고 답했죠.

#.7
이런 관행을 없애려고 정부 한 부처의 국장급 간부는 '단톡방 파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근무시간에만 단톡방을 운영한 뒤 오후 6시 이후에는 모두 나가게 하고, 다음날 9시에 다시 단톡방을 만드는 것이죠.
급한 업무가 있을 때는 개별적으로만 연락을 취합니다.

#.8
많은 직장인이 상사의 업무 지시를 확인하기 위해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을 끼고 살며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카톡 감옥'이란 말까지 나왔는데요.
먼저 상사가 부하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기업도 이런 풍토를 장려하며
배려하는 조직문화가 확산돼야 퇴근 후 업무를 둘러싼 갈등도 줄어들 것입니다.

#.9
한편 근로자들이 가장 원하는 근무 혁신은 '저녁이 있는 삶'이었습니다.
기업의 52.8%, 근로자의 55.2%가 '정시 퇴근'을 '가장 필요한 혁신'으로 꼽았죠.

하지만 가장 실천되지 않는 항목(40.5%)도 정시 퇴근이었습니다.
많은 기업이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실제 일부 기업도 정시 퇴근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지키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죠.

#.10
이 때문에 근로자 응답자의 절반가량(50.2%)은 근로시간 이후 2시간 이내에만 퇴근하면 야근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사실상 2시간 정도의 초과근로에 대해서는 아무 보상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11
"내년에는 정시 퇴근은 물론이고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확산·정착될 수 있도록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
- 고영선 고용부 차관

원본 | 유성열 기자
기획·제작 | 이고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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