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민, 전화로 근혜양 팔아 재벌 돈 뜯어”
서정보기자
입력 2016-11-04 03:00 수정 2016-11-23 17:10
[최순실 게이트]신흥종교 전문가 故탁명환씨… 28년전 ‘구국선교단’ 해부 기사
“그(최태민)는 사무실에 앉아서 재벌급 기업인에게 전화 다이얼을 돌리는 것이 일과였다. 항상 검은 안경을 끼고 오만하게 앉아 재벌들에게 전화질을 하면서 꼭 근혜 양을 팔았다. ‘명예 총재인 영애께서 필요로 하는 일이다. 협조 부탁한다’고 하면 재벌들은 모두 꺼벅 죽는 시늉까지 했다.”
이단교회와 신흥종교 전문가였던 탁명환 소장(1937∼1994)이 자신이 발간하던 월간지 ‘현대종교’ 1988년 6월호에 쓴 기사 내용이다. 그는 당시 ‘대해부/구국선교단, 구국십자군-부끄러운 권력의 시녀 목사들’이라는 시리즈를 4∼6월호에 걸쳐 3회 연재했다. 이 기사는 탁 소장이 1973년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씨를 처음 만난 상황을 비롯해 당시 대통령 영애인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과 최 씨가 축재한 과정 등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최 씨가 영세계(靈世界)에서 보낸 칙사를 자처하며 ‘원자경’이란 이름으로 병을 고쳐주고 관상을 봐주는 무속인처럼 활동했다는 표현도 있다.
이 시리즈에 따르면 최 씨는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영애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내 마음을 얻은 뒤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하면서 점차 권력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1975년 5월 설립한 구국선교단은 7월까지 각 지역을 돌며 멸공단합대회 조찬기도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가졌는데 영애가 빠짐없이 참석했고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각급 기관장 등이 들러리를 섰다. 그것이 후일 최 씨가 도지사와 경찰국장 등에게 전화로 큰소리를 칠 정도로 세도를 부리는 계기가 됐다.
탁 소장은 최 씨의 권력을 빙자한 비행이 정보기관에 속속 접수됐지만 모두 흐지부지됐다고 했다. 당시 야인생활을 하던 JP(김종필)가 나서도 소용없었고, 탁 소장이 내막을 밝히려고 하자 중앙정보부 모 과장이 찾아와 “영애와 관련된 일이니 입 다물고 있는 게 신상에 유리하다”고 협박하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10·26 뒤 상황도 다뤘다. 당시 서울 신촌 S호텔과 청계천7가의 S호텔에 수사본부를 차려놓고 수사진 수십 명이 달라붙어 전국 규모의 조사를 했다. 한 달가량의 수사로 증거까지 완벽히 확보한 뒤 마지막으로 최 씨를 불러 조사했는데 그는 “돈 문제는 전부 박근혜 양이 아는 일”이라며 잡아뗐다. 예금통장도 영애가 갖고 있다고 발뺌해 축재한 돈의 일부인 15억 원의 행방도 밝혀지지 않았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그(최태민)는 사무실에 앉아서 재벌급 기업인에게 전화 다이얼을 돌리는 것이 일과였다. 항상 검은 안경을 끼고 오만하게 앉아 재벌들에게 전화질을 하면서 꼭 근혜 양을 팔았다. ‘명예 총재인 영애께서 필요로 하는 일이다. 협조 부탁한다’고 하면 재벌들은 모두 꺼벅 죽는 시늉까지 했다.”
이단교회와 신흥종교 전문가였던 탁명환 소장(1937∼1994)이 자신이 발간하던 월간지 ‘현대종교’ 1988년 6월호에 쓴 기사 내용이다. 그는 당시 ‘대해부/구국선교단, 구국십자군-부끄러운 권력의 시녀 목사들’이라는 시리즈를 4∼6월호에 걸쳐 3회 연재했다. 이 기사는 탁 소장이 1973년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씨를 처음 만난 상황을 비롯해 당시 대통령 영애인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과 최 씨가 축재한 과정 등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최 씨가 영세계(靈世界)에서 보낸 칙사를 자처하며 ‘원자경’이란 이름으로 병을 고쳐주고 관상을 봐주는 무속인처럼 활동했다는 표현도 있다.
이 시리즈에 따르면 최 씨는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영애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내 마음을 얻은 뒤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하면서 점차 권력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1975년 5월 설립한 구국선교단은 7월까지 각 지역을 돌며 멸공단합대회 조찬기도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가졌는데 영애가 빠짐없이 참석했고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각급 기관장 등이 들러리를 섰다. 그것이 후일 최 씨가 도지사와 경찰국장 등에게 전화로 큰소리를 칠 정도로 세도를 부리는 계기가 됐다.
탁 소장은 최 씨의 권력을 빙자한 비행이 정보기관에 속속 접수됐지만 모두 흐지부지됐다고 했다. 당시 야인생활을 하던 JP(김종필)가 나서도 소용없었고, 탁 소장이 내막을 밝히려고 하자 중앙정보부 모 과장이 찾아와 “영애와 관련된 일이니 입 다물고 있는 게 신상에 유리하다”고 협박하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10·26 뒤 상황도 다뤘다. 당시 서울 신촌 S호텔과 청계천7가의 S호텔에 수사본부를 차려놓고 수사진 수십 명이 달라붙어 전국 규모의 조사를 했다. 한 달가량의 수사로 증거까지 완벽히 확보한 뒤 마지막으로 최 씨를 불러 조사했는데 그는 “돈 문제는 전부 박근혜 양이 아는 일”이라며 잡아뗐다. 예금통장도 영애가 갖고 있다고 발뺌해 축재한 돈의 일부인 15억 원의 행방도 밝혀지지 않았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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