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일란성 쌍둥이 강아지
노트펫
입력 2016-09-02 15:07 수정 2016-11-23 17:47
사람과 아홉띠아르마딜로를 제외하면 동물 세계에서 일란성 쌍둥이는 굉장히 드물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세계 최초로 일란성 쌍둥이 기록을 받은 강아지들이 태어났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모게일시(市) 랜트 엔 달 동물병원에서 수의사 커트 드 크레이머는 초대형 수렵견 ‘아이리시 울프하운드’ 암컷에게 제왕절개를 하고 있었다.
크레이머는 매년 평균 900건 정도 제왕절개 수술을 하기 때문에 평범한, 특별할 것이 없는 날이었다. 그런데 개의 자궁에서 두 태아를 발견하곤, 아주 특별한 날로 바뀌었다. 두 태아는 같은 태반에 같은 탯줄로 연결된 일란성 쌍둥이였다.
크레이머는 “강아지들의 성별이 똑같고, 털 무늬가 비슷하단 것을 알고, 바로 한 배아에서 나뉜 일란성 쌍둥이가 아닐까 의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6년 경력인 크레이머가 한 태반에서 강아지 두 마리를 분만시킨 것은 처음이었다. 크레이머는 그날 수술을 모두 마치고, 오스트레일리아 제임스 쿡 대학교의 캐롤린 준 박사와 남아공 프리토리아 대학교의 요한 나트링 박사에게 문의했다.
이들은 생후 2주가 지났을 때 두 강아지의 혈액 표본을 채취해 검사하고, 이들이 쌍둥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한 배에서 태어난 새끼들은 보통 서로 닮았기 때문에, 검사가 필요했다.
전문가들은 전문지 ‘가축 번식(Reproduction in Domestic Animals)’에 세계 최초 개 쌍둥이 조사결과를 실었다. 세계 최초로 문서에 기록된 쌍둥이 개가 된 순간이다.
쌍둥이 이름을 컬린과 로물루스로 지었다. 로물루스는 로마를 건국한 영웅이자 쌍둥이 형인 로물루스의 이름을 따라서 작명했다.
쌍둥이의 털 무늬가 조금씩 달라서, 처음엔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DNA가 같아도 유전자가 다르게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생후 6주가 됐을 대, 다시 DNA 표본을 채취했다. 이번엔 혈액이 아니라 조직 표본이었다. 한 배에서 난 다른 강아지들과 비교했지만, 결론은 여전히 쌍둥이였다.
인간과 아홉띠아르마딜로를 제외하면 쌍둥이는 굉장히 희귀하다. 두 태아가 한 태반을 공유하면 어미로부터 충분한 영양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어렵다.
실제로 말 쌍둥이가 보고됐지만, 이 가운데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한다. 쌍둥이란 사실을 알면 둘 중 하나를 중절시키거나, 몰라서 그냥 두면 모두 사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컬린과 로물루스는 아주 건강하다. 태어난 직후 컬린과 로물루스는 작았지만, 생후 6주를 지나면서 같은 배에서 나온 강아지들 덩치만큼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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