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올림픽 ‘더블 특수’ 유통업계
스포츠동아
입력 2016-08-17 05:45 수정 2016-08-17 05:45
밤잠을 설치게 하는 기록적인 폭염과 리우 올림픽 중계 덕에 비수기에 속하는 여름 시즌의 유통업계 매출이 늘었다. 최근 먹을거리 판매가 크게 늘어난 세븐일레븐은 이달 말까지 롯데카드로 구매시 30%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인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
■ 에어컨·야식·홈쇼핑 매출 급증
에어컨 판매 전년 대비 50% 증가
열대야·올림픽에 잠 못 이루는 밤
편의점 야식·홈쇼핑 매출도 쑥쑥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여름 휴가기간은 보통 유통업계엔 비수기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오히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더위 탓에 에어컨 등 계절가전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물론 올림픽이라는 스포츠 빅 이벤트까지 겹치면서 간식과 맥주 등 먹을거리 판매도 증가했다.
먼저 더위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에어컨의 수요가 예년에 비해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7월과 8월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급증했다. 8월에 접어들면 판매가 크게 감소하던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추세다. 제조사들도 바쁘다. LG전자는 8월에 접어들면서 보통 생산을 마무리하던 경남 창원 휘센 에어컨 생산라인을 지난해보다 2주 연장해 8월 중순에도 가동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가동률이 100%를 넘는 풀가동은 4월4주부터 8월3주까지 총 16주(8월1주 휴무)로 지난해보다 4주 가량 길어졌다.
잠 못 이루는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먹을거리도 인기를 얻고 있다. 리우 올림픽도 한 몫을 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8월1일부터 14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7% 증가했다. 특히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심야 시간대 매출이 17.4%나 올랐다. 품목으로 보면 늦은 시간 허기를 달래주는 야식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심야 시간대 냉장식품 매출은 47.0% 증가했다. 도시락 등 푸드류와 냉동식품은 각각 37.1%, 18.0% 올랐다. 맥주도 13.1%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이에 ‘한 여름 밤 야식 파티’ 기획전을 마련하고 이달 말까지 롯데카드로 구매시 30% 할인 판매한다. SK플래닛 11번가의 경우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관련 상품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자와 간식 매출은 25%, 만두, 피자, 떡볶이, 튀김 등의 간편 가공식품은 77% 올랐다.
새벽 응원을 위한 무알콜 음료와 아침대용의 간편 가정식 매출 역시 각각 52%, 44% 증가했다.
홈쇼핑 매출이 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무더위로 쉽게 잠을 못 드는데다 올림픽 경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틈틈이 채널을 돌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주요 경기 전후에 진행한 생방송 매출이 특히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CJ오쇼핑에 따르면 지난 11일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을 딴 전후 시간에 방송한 ‘LG 정수기 렌탈’의 주문량은 전 주보다 2배 증가했다. 같은 날 한국 축구 대표팀 예선 경기 전후 시간에 방송한 구스다운과 알파카 코트 등 역시즌 패션상품 판매의 경우도 3시간30분 동안 총 7400여 세트를 판매해 4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주 같은 시간대보다 무려 4배 높은 매출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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