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조선학교를 응원하는 <꽃송이콘서트> 개최

동아닷컴

입력 2016-02-02 17:10 수정 2016-02-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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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포 민족교육의 대표적인 기관이자 재일동포들의 마음의 고향이 되고 있는 재일 조선학교를 응원하는 <꽃송이콘서트>가 오는 2월23일 저녁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린다. 정정훈 변호사, 김지연 사진작가 등 조선학교와 교류를 해 온 이들이 공연실행위원회를 조직하여 조선학교 중등교육 실시 70주년 기념 공연을 마련했다. 차별과 탄압이 여전한 일본에서 흔들림없이 우리말과 우리글을 가르치고 있는 조선학교를 재일동포들은 ‘민족의 화원’이라 부르고 있으며, 학생들을 ‘꽃송이’라고 칭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의 타이틀이 <꽃송이콘서트>로 정해진 이유이다.

조선학교는 해방 전후에 일본에 있는 동포들이 설립한 <국어강습소>를 전신으로 하여 생긴 재일동포의 민족교육 기관으로서, 1946년 10월 5일 ‘재일 교육의 맏아들’인 도쿄조선중학교가 개교한 지 70주년이 됐고, 세계 유일의 해외동포 민족대학인 조선대학교도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았다. 지난 시절 지원을 거절한 한국정부와 달리 지속적으로 지원을 계속해 온 북한 정부에 의해 성장해 온 조선학교는 한 때 친북단체로 규정이 되었지만, 한국적 학생들이 과반수를 넘어서는 2000년 이후 통일 교육의 산실로 알려지면서 새롭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에다가와조선학교에 대한 지원을 계기로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단체가 교류를 하면서 민족교육 기관으로서 널리 알려졌다.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조선학교를 포함한 해외동포를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민족의 동질성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이번 공연이 조선학교를 이해하고 가까이 가는 노둣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고 공연을 기획한 이철주 문화기획자는 취지를 설명했다.

여전히 분단 이데올로기가 남아 있는 재일동포사회이지만, 일본식 교육 체제를 따르는 소수의 민단계 학교와는 달리 70여 개의 학교에서 100% 우리말 수업을 하며 민족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조선학교는 재일동포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민족성을 가르치기 위해서 특히 강조되는 소조(동아리) 활동으로 배운 민족예술은 학예회를 통해 발현되고, 지역 사회공동체와 연대하는 학교축제의 중요한 매개가 된다. 여기서 성장한 많은 재일 예술가들이 동포 사회뿐만 아니라 일본 주류 예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조선학교 출신으로 이번 공연에 재능기부로 참여하는 아티스트도 마찬가지이다. 재일동포 최고의 예술단체인 금강산가극단의 대표적인 성악가였고 아시아 최대의 뮤지컬 프로덕션인 시키(四季)에서 주인공으로 활동했던 김승락 씨와 교토조선가무단 출신 성악가 정아미 씨, 사이타마 조선학교 출신의 재일동포 3세 싱어송라이터 로화순 씨, 2006 재일학생예술단의 일원으로 한국 공연을 한 바 있는 고베조선고급학교 출신의 3세 배우 천유귀 씨 등이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고, 오랜 기간 조선학교와 교류해 온 가수 이지상 씨가 특별 게스트로 등장해 창작곡을 선보인다.

공연은 조선학교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이 되었다. 1부에서는 조선학교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조선의 아이’ 영화가 상영이 되고, ‘저고리’, ‘바다가 보이는 교실’ 등 조선학교에서 불리는 대표적인 노래가 선보인다. 2부에서는 고교무상화 투쟁을 다룬 허옥녀 재일동포 시인의 시에 박영이 감독이 만든 영상을 시작으로, ‘너희들의 가방안에’, ‘조선의 꽃으로 너를 키우리’ 등 조선학교를 주제로 동포사회에서 불리는 대표적인 노래들을 들려준다.

이번에 출연하는 정아미씨는 “17년간 조선학교를 다닌 저는 우리학교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영원한 벗을 얻었습니다. 재일교포 1세분들이 손수 세우고, 수많은 동포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지켜오며,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부모님들께서 보내주신 우리학교는 재일교포들에게 있어서 보물이고 재산입니다. 이러한 우리학교의 존재를, 그리고 이국에서 민족의 넋을 간직하고 떳떳이 사는 재일교포들의 존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저는 이번 공연무대에 섭니다. 이제는 우리학교에 다니는 조카들을 보면서 하루하루 우리말이 늘고 학교에서의 경험들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지금도 우리학교가 존재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지만, 제가 다니던 시기보다 학생수가 줄어들고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이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아무 불편없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의무가 저에겐 있습니다. 이제까지 우리학교에서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며 이번 공연에 참가하게 된 의의를 밝혔다.

이철주 문화기획자는 “본 공연이 아이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 UN의 권고도 무시한 아베 정부가 고교무상화 정책에서 유일하게 조선학교를 제외하면서 지원금이 일체 다 끊어져 정말 어려운 현실이 아닙니까? 본 공연이 조선학교의 학생과 관계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펀딩21을 통해 후원자를 모집 중인데, 여기에 격려의 글을 많이 남겨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모아 게재한 프로그램북을 조선학교에 전달할 것입니다.” 며 기대를 밝혔다. 한편 공연을 응원하기 위해 조선학교의 학부모 20여 명이 내한해 그 의미를 더한다.

입장권은 펀딩21(www.funding21.com)을 통해 진행하는 ‘2016 꽃송이 콘서트’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구할 수 있으며, 2월 18일까지 1만~10만원의 후원 참가를 모집하고 있다. 아울러 100만 원 이상의 ‘특별후원’도 받아 조선학교에 필요한 교구를 지원할 예정이다.(문의 ; 꽃송이콘서트사무국 전화 02-718-0918)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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