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6조 부품업계 현주소

정세진기자

입력 2015-07-07 03:00 수정 2015-07-0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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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협력업체 880개 피말리는 생존 경쟁
삼성-LG까지 가세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지만 과거 수십 년간 국내 완성차 업계의 성장을 등에 업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 1980년에 3990억 원이던 매출액은 2000년 22조9023억 원으로 훌쩍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76조7050억 원으로 커졌다.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도 지난해 880여 개에 달해 자동차 부품 산업에 종사하는 전체 인원은 22만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업체별 규모와 임금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를 100으로 봤을 때 500인 이상의 1차 협력업체의 임금 수준은 70이다. 2, 3차 협력업체들의 임금은 완성차 업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국내 부품사들이 연구개발(R&D)에 종사할 적절한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이유다.

최근 정보기술(IT) 부품이 급격히 늘면서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자동차시장 전문 조사 업체인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자동차 1대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전지와 모터 등은 제외)의 규모는 2000년 210달러(약 24만 원)에서 2012년에는 316달러로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전자 업체들은 자동차 부품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2013년 봄 회사 재건을 목표로 2018년에 2조 엔 규모의 자동차 부품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파나소닉은 이미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성공적으로 공급해 자동차 부품 업체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2013년 말 삼성전자가 자동차 부품 산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고 LG전자 역시 자동차 부품(VC) 사업본부를 신설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전자 VC사업본부는 올 1분기(1∼3월) 38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 4000억 원대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1차 부품 업체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이 기존에는 3만 개에 달했지만 향후 부품의 모듈화와 친환경차 시대로 들어서면 1만 개 남짓 줄게 된다”며 “결국 규모를 키우고 IT 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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