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화면 빼면 평범… 스마트폰 혁신경쟁 끝?
이세형기자 , 황태호기자
입력 2014-09-11 03:00 수정 2015-04-29 20:12
애플, 아이폰6 - 워치 공개
애플이 내놓았던 아이폰 시리즈와는 크기가 확실히 달랐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시 플린트센터에서 공개된 애플의 새 스마트폰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각각 4.7인치와 5.5인치 화면을 장착하고 있었다. 애플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4인치를 초과하는 ‘대(大)화면’이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두께는 아이폰6가 6.9mm, 아이폰6 플러스는 7.1mm로 두 제품 모두 기존 아이폰 시리즈들보다 얇다.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대화면 장착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생전에 ‘작은 화면’을 강조하던 애플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의 흔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 시장이 기대했던 혁신 안 보여
색다른 점은 여기까지였다. 화면 크기를 제외하고는 시장과 업계가 예상 혹은 기대했던 변화는 없었다. 특히 디자인과 기능에서 완전히 새롭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찾아보기 힘들었다. 3일(현지 시간)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과 중국 베이징(北京), 미국 뉴욕에서 동시에 공개한 새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 엣지’에서 볼 수 있었던 세계 최초 커브드 측면 디스플레이 장착 같은 ‘확연히 다른 시도’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는 없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 내지 독특한 개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생김새”라며 “아이폰6는 이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화면 크기와 관련해서는 애플이 오히려 삼성전자의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5인치 이상 대형 스마트폰)’ 전략을 철저히 따라간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혁신은 없었다. 애플은 아이폰6의 기능과 관련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 비자 같은 신용카드사들과 연계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 페이’를 미국에서부터 도입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애플 페이는 아이폰6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있는 결제기에 대면 미리 저장해 둔 신용카드 정보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용카드를 분실할 위험이 없는 데다 결제하는 매장 직원에게 카드번호와 카드 이용자 이름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애플 페이 역시 기존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용 지불 서비스가 있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인정받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에서는 19일 나온다. 늦어도 연말까지 전 세계 출시가 완료된다. 국내 도입 시기와 판매가는 아직 미정이다. 아이폰6는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 3사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다.
가격은 미국 이동통신사에서 2년 약정을 할 경우 아이폰6는 16GB(기가바이트) 모델 199달러(약 20만4000원), 64GB 299달러, 128GB 399달러다. 아이폰6 플러스는 16GB 299달러, 64GB 399달러, 128GB 499달러로 정해졌다. 아이폰5가 처음 나왔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 ‘태엽 꼭지’로 시계 화면 키우거나 줄여
아이폰6와 함께 공개된 애플의 첫 번째 스마트워치인 ‘애플 워치’도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 시리즈를 비롯해 먼저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워치들과 비교할 때 ‘애플만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오랜 기간 준비한 뒤 내놓는 제품이라 기대가 컸지만 기능이나 디자인에서 애플이 선도했다고 할 만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 가지 크기로 나왔던 기존 스마트워치들과 달리 세로 길이를 기준으로 38mm와 42mm 두 가지 크기로 나온 점과 제품 측면에 일반 손목시계에서 태엽을 감는 꼭지 모양인 ‘디지털 크라운’을 달아 화면을 키우거나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특징으로 꼽힌다.
그러나 애플 워치의 제품 공개 전략은 눈여겨볼 만하다는 의견도 많다. 애플은 이번 제품 발표 행사에서 ‘워치 컬렉션’(18개), ‘스포츠 컬렉션’(10개), ‘에디션 컬렉션’(6개) 등 총 3종류 34개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자업계에서는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워치의 경우 내년 초부터 판매될 예정이지만 정확한 국내 도입 시기와 판매 일정은 미정이다.
○ 혁신 없는 스마트폰…가격 경쟁 체제로
전자업계에서는 스마트폰 혁신의 아이콘으로 인정받았던 애플이 아이폰5에 이어 아이폰6에서도 내세울 만한 혁신이 뚜렷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업체들 간 가격 경쟁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규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 업체들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절대로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중국 업체들이 자국(自國) 시장에서 펼치는 저가 정책이 다른 시장으로 확대되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었던 애플이나 삼성전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세형 turtle@donga.com·황태호 기자
애플이 내놓았던 아이폰 시리즈와는 크기가 확실히 달랐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시 플린트센터에서 공개된 애플의 새 스마트폰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각각 4.7인치와 5.5인치 화면을 장착하고 있었다. 애플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4인치를 초과하는 ‘대(大)화면’이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두께는 아이폰6가 6.9mm, 아이폰6 플러스는 7.1mm로 두 제품 모두 기존 아이폰 시리즈들보다 얇다.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대화면 장착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생전에 ‘작은 화면’을 강조하던 애플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의 흔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 시장이 기대했던 혁신 안 보여
색다른 점은 여기까지였다. 화면 크기를 제외하고는 시장과 업계가 예상 혹은 기대했던 변화는 없었다. 특히 디자인과 기능에서 완전히 새롭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찾아보기 힘들었다. 3일(현지 시간)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과 중국 베이징(北京), 미국 뉴욕에서 동시에 공개한 새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 엣지’에서 볼 수 있었던 세계 최초 커브드 측면 디스플레이 장착 같은 ‘확연히 다른 시도’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는 없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 내지 독특한 개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생김새”라며 “아이폰6는 이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화면 크기와 관련해서는 애플이 오히려 삼성전자의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5인치 이상 대형 스마트폰)’ 전략을 철저히 따라간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혁신은 없었다. 애플은 아이폰6의 기능과 관련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 비자 같은 신용카드사들과 연계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 페이’를 미국에서부터 도입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애플 페이는 아이폰6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있는 결제기에 대면 미리 저장해 둔 신용카드 정보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용카드를 분실할 위험이 없는 데다 결제하는 매장 직원에게 카드번호와 카드 이용자 이름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애플 페이 역시 기존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용 지불 서비스가 있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인정받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에서는 19일 나온다. 늦어도 연말까지 전 세계 출시가 완료된다. 국내 도입 시기와 판매가는 아직 미정이다. 아이폰6는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 3사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다.
가격은 미국 이동통신사에서 2년 약정을 할 경우 아이폰6는 16GB(기가바이트) 모델 199달러(약 20만4000원), 64GB 299달러, 128GB 399달러다. 아이폰6 플러스는 16GB 299달러, 64GB 399달러, 128GB 499달러로 정해졌다. 아이폰5가 처음 나왔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 ‘태엽 꼭지’로 시계 화면 키우거나 줄여
아이폰6와 함께 공개된 애플의 첫 번째 스마트워치인 ‘애플 워치’도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 시리즈를 비롯해 먼저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워치들과 비교할 때 ‘애플만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오랜 기간 준비한 뒤 내놓는 제품이라 기대가 컸지만 기능이나 디자인에서 애플이 선도했다고 할 만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 가지 크기로 나왔던 기존 스마트워치들과 달리 세로 길이를 기준으로 38mm와 42mm 두 가지 크기로 나온 점과 제품 측면에 일반 손목시계에서 태엽을 감는 꼭지 모양인 ‘디지털 크라운’을 달아 화면을 키우거나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특징으로 꼽힌다.
그러나 애플 워치의 제품 공개 전략은 눈여겨볼 만하다는 의견도 많다. 애플은 이번 제품 발표 행사에서 ‘워치 컬렉션’(18개), ‘스포츠 컬렉션’(10개), ‘에디션 컬렉션’(6개) 등 총 3종류 34개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자업계에서는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워치의 경우 내년 초부터 판매될 예정이지만 정확한 국내 도입 시기와 판매 일정은 미정이다.
○ 혁신 없는 스마트폰…가격 경쟁 체제로
전자업계에서는 스마트폰 혁신의 아이콘으로 인정받았던 애플이 아이폰5에 이어 아이폰6에서도 내세울 만한 혁신이 뚜렷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업체들 간 가격 경쟁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규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 업체들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절대로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중국 업체들이 자국(自國) 시장에서 펼치는 저가 정책이 다른 시장으로 확대되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었던 애플이나 삼성전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세형 turtle@donga.com·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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