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Up]항공사 연료절감 대작전
동아일보
입력 2013-07-05 03:00
“엔진 묵은때 벗겨내고 카트도 플라스틱으로”
아시아나항공 제공3일 오후 3시 30분 인천국제공항. 일본 센다이에서 날아온 아시아나항공의 A320 항공기가 굉음을 내며 38번 주기장(駐機場)으로 서서히 다가섰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 항공기 왼쪽 날개 아래의 팬은 세차게 돌아가는데, 오른쪽 날개 아래 팬은 바람개비처럼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두 개의 엔진 중 왼쪽 엔진만 가동시켰기 때문이다. 이 비행기는 착륙 후 주기장으로 들어오는 15분간 엔진 하나를 꺼둠으로써 기름값 약 10만 원을 절약했다.
항공업계는 이처럼 비행기가 한쪽 엔진을 멈춘 채 달리는 것을 ‘그린 택시’ 또는 ‘싱글 엔진 택시’라 부른다. 비행기 이착륙 때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는 과정을 ‘택시’라고 표현한다. 여기에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한쪽 엔진만 가동한다는 의미로 ‘그린’ 또는 ‘싱글 엔진’이란 수식어를 붙인 것이다. 그린 택시는 연료비 절감을 위해 항공사들이 짜낸 ‘궁여지책’이다. 기장이 기체의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항공기 꼬리의 방향판을 조절해야 하는 등 다소 번거롭지만 효과는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그린 택시로 7억3300만 원의 기름값을 아꼈다.
○ 특명! 연료비를 줄여라
항공사에 연료비 절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절대적 과제다. 특히 2008년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항공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항공유가는 2007년 L당 평균 508원에서 지난해 886원으로 5년 사이 74.4%나 올랐다.
항공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료비와의 전쟁’은 눈물겹다. 최근 인도의 저비용항공사(LCC)인 ‘고에어’는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여승무원만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화제가 됐다. 회사 측은 몸무게가 가벼운 여승무원만 비행기에 태워 연간 50만 달러(약 5억7000만 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 또한 200kg 상당의 도장 페인팅을 벗겨낸 ‘누드 항공기’를 운영해 대당 연간 3000만 원의 비용을 줄였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2008년 직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연료관리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데 이어 2011년에는 아예 ‘연료관리파트’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연료 절감 방안을 하나의 조직이 총괄함으로써 나타난 시너지 효과는 컸다. 회사가 자체 추산한 연료비 절감액은 2008년 118억 원에서 2009년 184억 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는 회사 전체 연료비(2조1362억 원)의 2% 가까운 398억 원을 아꼈다. 장성우 아시아나항공 연료관리파트장은 “현재는 중량 관리, 비행계획, 정비, 운항 등 크게 4가지로 나눠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카트도 잡지도 가볍게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기체 경량화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나기 위해 준비 중이던 아시아나항공의 B777 여객기 구석구석에는 ‘기체 다이어트’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대표적으로 기내식을 서비스하기 위한 카트 무게를 줄였다. 아시아나는 2008년부터 알루미늄 대신 플라스틱으로 만든 기내식 카트를 도입해 개당 5.8kg 정도의 무게를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비행기 기종에 따라 10∼40개의 카트가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50∼200kg의 무게를 줄인 셈이다.
승객들의 기내 행동 패턴을 연구하는 것도 필수다. 비행시간이나 승객 수, 승객들의 평균적인 물 섭취량 등을 반영해 탱크에 넣는 음용수의 양을 조절한다. 예전에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물탱크에 물을 가득 채웠지만 최근에는 4분의 3만 채운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시아나항공 제공항공업계는 이처럼 비행기가 한쪽 엔진을 멈춘 채 달리는 것을 ‘그린 택시’ 또는 ‘싱글 엔진 택시’라 부른다. 비행기 이착륙 때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는 과정을 ‘택시’라고 표현한다. 여기에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한쪽 엔진만 가동한다는 의미로 ‘그린’ 또는 ‘싱글 엔진’이란 수식어를 붙인 것이다. 그린 택시는 연료비 절감을 위해 항공사들이 짜낸 ‘궁여지책’이다. 기장이 기체의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항공기 꼬리의 방향판을 조절해야 하는 등 다소 번거롭지만 효과는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그린 택시로 7억3300만 원의 기름값을 아꼈다.
○ 특명! 연료비를 줄여라
항공사에 연료비 절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절대적 과제다. 특히 2008년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항공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항공유가는 2007년 L당 평균 508원에서 지난해 886원으로 5년 사이 74.4%나 올랐다.
항공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료비와의 전쟁’은 눈물겹다. 최근 인도의 저비용항공사(LCC)인 ‘고에어’는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여승무원만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화제가 됐다. 회사 측은 몸무게가 가벼운 여승무원만 비행기에 태워 연간 50만 달러(약 5억7000만 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 또한 200kg 상당의 도장 페인팅을 벗겨낸 ‘누드 항공기’를 운영해 대당 연간 3000만 원의 비용을 줄였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2008년 직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연료관리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데 이어 2011년에는 아예 ‘연료관리파트’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연료 절감 방안을 하나의 조직이 총괄함으로써 나타난 시너지 효과는 컸다. 회사가 자체 추산한 연료비 절감액은 2008년 118억 원에서 2009년 184억 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는 회사 전체 연료비(2조1362억 원)의 2% 가까운 398억 원을 아꼈다. 장성우 아시아나항공 연료관리파트장은 “현재는 중량 관리, 비행계획, 정비, 운항 등 크게 4가지로 나눠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카트도 잡지도 가볍게

승객들의 기내 행동 패턴을 연구하는 것도 필수다. 비행시간이나 승객 수, 승객들의 평균적인 물 섭취량 등을 반영해 탱크에 넣는 음용수의 양을 조절한다. 예전에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물탱크에 물을 가득 채웠지만 최근에는 4분의 3만 채운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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