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밑 가시’를 뽑자]<10>“안경원 검사기기 제한, 23년전 규제 그대로”

동아일보

입력 2013-03-11 03:00 수정 2013-03-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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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사도 대학서 배우는데‘타각적 검사’ 의사만 허용

“첨단 검사기기가 널려 있는데 아직도 일선 안경원은 수십 년 전부터 쓰던 시력표나 적녹(赤綠)검사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실력 없다고 오해받기 딱 좋죠.”

서울 동작구 상도1동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박준철 원장(42)은 “소비자의 눈 건강을 위해 돈 들여 검사기기를 장만하겠다는데도 이를 가로막는 현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콘택트렌즈를 구입했던 이지민 씨(20·여)는 눈을 깜빡일 때마다 렌즈가 겉도는 느낌이 들어 이 안경원을 다시 찾았다. 그는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 덜 움직이도록 설계된 콘택트렌즈로 바꿨다. 이 씨는 “두 번 걸음 한 것도 불쾌하지만 눈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어떡할 뻔했느냐”고 불평했다.

박 원장은 손님이 간 뒤 “세극등을 쓰면 렌즈가 눈 모양에 잘 맞는지 금방 알 수 있는데 이 기기는 의사만 쓸 수 있게 돼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안경원에서 콘택트렌즈를 맞춘 뒤 불편하다고 항의하는 손님은 대체로 10%를 넘는다.

안경사들이 꼽는 ‘손톱 밑 가시’는 타각적(他覺的) 굴절검사기기를 못 쓰게 하는 현행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다. 빛을 사용해 각막과 수정체의 상태를 조사하는 세극등, 잠복 원시 여부를 판단하고 안경을 맞춘 뒤 시력이 제대로 조정됐는지 측정하는 검영기, 각막 크기를 측정해 눈 크기에 맞는 렌즈를 추천할 수 있게 돕는 각막 곡률 측정기 등이 타각적 굴절검사기기에 속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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