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류 용산개발사업, 끝내 소송전 가나

동아일보

입력 2012-11-01 03:00 수정 2013-01-0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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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사 최대주주 롯데관광 3조원대 손배訴 검토 착수
코레일 “맞소송 불사” 발끈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롯데관광개발이 사업방식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소송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인다.

용산 개발사업의 실무를 맡은 자산관리위탁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31일 “용산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인 것은 코레일이 ‘단계적 개발’을 골자로 한 사업구조 개편안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3조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을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용산역세권개발㈜의 최대주주는 지분 70.1%를 보유한 롯데관광개발이다. 코레일 지분은 29.9%에 불과하다. 하지만 용산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의 지분은 코레일(25.0%)이 롯데관광개발(15.1%)보다 많아 실무 추진회사와 시행사의 최대주주가 서로 다른 기형적인 구조다. 게다가 코레일은 단계적 개발과 주주 공동 증자를, 롯데관광개발은 일괄 개발과 채권 발행을 주장해 핵심 사안에서 서로 맞부딪치며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드림허브의 자금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조 원이던 자본금은 현재 300억 원으로 줄었고 이대로 가면 12월 중순에 내야 할 약 300억 원의 대출이자와 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부도가 날 수도 있다.

한편 용산역세권개발㈜의 소송 준비 소식이 알려지자 코레일도 맞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가 심각한 만큼 사업비가 31조 원에 이르는 용산 개발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주장이 뭐가 잘못이냐”며 “우리가 잘못한 것이 없는 만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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