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공종식/'브랜드파워'국제경쟁력멀었다

동아일보

입력 2003-11-10 16:32 수정 2009-08-0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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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현대차를 판매한다면 훨훨 날아갈 텐데….”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자동차 회사 영업사원들은 가끔 이 같은 고충을 토로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특히 승용차 부문에서 현대차의 기세는 대단하다. 다른 회사 영업사원들은 몇 배를 더 발로 뛰어야 현대차 영업사원과 비슷한 실적을 낼 수 있다. 그만큼 브랜드 파워는 막강하다. 특히 자동차는 그렇다. 얼마 전 유럽에서 실시됐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80%는 브랜드를 보고 자동차를 선택한다고 한다. 가격을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는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눈을 세계로 넓혀 해외 시장에서 국산 자동차의 브랜드 파워는 얼마나 될까. 브랜드 가치 평가에 대해 가장 권위가 있다는 인터브랜드는 해마다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를 조사해 발표한다. 인터브랜드가 8월에 발표한 2003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는 안타깝게도 국내 자동차 브랜드는 한 군데도 들어있지 않다.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고급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 벤츠가 10위로 선두에 올랐고 그 뒤를 도요타(11위), 포드(14위), 혼다(18위), BMW(19위), 폴크스바겐(42위), 닛산(89위)이 잇고 있다. 자동차회사는 아니지만 한국 회사로선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25위로 올라있을 뿐이다. 이 같은 평가는 국산차가 국제시장에서 처한 엄연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 등이 최근 몇 년 사이에서 해외시장에서 경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진정한 강자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브랜드가치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점. 예를 들어 포드는 최근 경영상황이 나빠지면서 1년 전에 비해 브랜드가치가 16% 급락한 반면 삼성전자는 그 기간 중 31% 급상승했다. 개별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상승은 국가브랜드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특히 자동차는 그렇다. 패전국인 일본과 독일이 미국에서 제대로 대접받은 것은 자동차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국 자동차 회사의 분발을 기대해본다. 공종식 경제부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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