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시속 270km 총알 질주 ‘토종 슈퍼카’
동아닷컴
입력 2010-04-07 03:00:00 수정 2010-04-08 11:09:56

10년 산고끝 출시 ‘스피라’, 국내 자동차에 새 역사
미드십 엔진-카본 파이버 차체… 핸들링-운동성능 뛰어나
《자동차는 운송수단이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에겐 ‘꿈’이기도 하다. 보통 그 꿈은 슈퍼카를 소유해보려는 욕망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슈퍼카를 직접 제작해보겠다는 야무진 꿈을 꾼 사람들이 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망상일 수도 있지만 10여 년간 인고의 세월 끝에 결국 그 꿈은 현실이 됐다.
어울림모터스는 지난달 슈퍼카 ‘스피라’에 대한 모든 인증절차를 마치고 정식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가지 말도 많았고 실패할 것이라며 수근대는 사람도 없지 않았지만 그들은 마침내 국내 5개 대형 자동차회사에 이어 6번째 완성차 회사가 됐다. 자동차 마니아들은 한국 자동차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사건이라고도 말한다. 산고(産苦) 끝에 탄생한 스피라 속으로 들어가봤다.》
○ 스피라 탄생의 역사
김한철 어울림모터스 사장은 쌍용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1994년 현대자동차 연구원 출신인 부인 최지선 씨와 함께 프로토모터스란 자동차 디자인 및 개발 회사를 차리면서 어릴 적부터 꿈꿔오던 슈퍼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1999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 콘셉트카인 ‘PS-Ⅱ’를 완성했고 2002년 서울모터쇼, 2004년 중국 베이징모터쇼, 2005년 서울모터쇼에 출품했지만 정식 출시되지는 못했다.
자금 부족으로 난관에 부닥친 것이다. 스피라가 제대로 한 번 햇빛도 보지 못하고 사장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던 시점인 2007년 자동차 마니아였던 박동혁 어울림모터스 대표가 투자를 결정하면서 꺼져가던 스피라의 불꽃은 다시 타올랐다. 박 대표는 프로토모터스의 사업권을 인수해 신차 개발을 총지휘하며 투자를 했고, 김한철 사장은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스피라 제작을 맡았다.
그러나 정식으로 자동차를 내놓기까지는 쉽지 않은 장벽이 도사리고 있었다. 바로 인증절차다. 지금까지 대형 자동차회사를 제외하고는 어떤 업체도 도전하지 못한 관문이었다. 어울림모터스는 1년여에 걸쳐 자동차성능연구소에서 40여 가지의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3월 중순 최종 인증을 받아내고 말았다.
○ 국내 최초 타이틀 수두룩
스피라는 유명 슈퍼카들처럼 엔진이 차체의 가운데 있는 미드십 방식이다. 국내 최초 시도다. 차체에서 가장 무거운 엔진과 변속기가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핸들링과 운동성능이 뛰어나다. 회사 측은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차체가 빨리 반응할 수 있도록 앞뒤 무게배분을 최적화 했고 회전관성을 대폭 줄이면서 각 바퀴에 고르게 무게를 배분되도록 설계해 슈퍼카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브레이크는 이탈리아 브렘보 사의 제품을 넣어 속도에 걸맞은 제동성능도 확보했다.
또 국내 최초로 카본 파이버를 차체에 대폭 사용했다. 카본 파이버는 우주 항공 기술에 폭넓게 사용되는 첨단 소재로 일반 금속에 비해 강도, 내충격성, 내열성이 모두 뛰어난 반면 무게는 월등히 가볍다. 이와 함께 차의 뼈대는 스틸 소재의 스페이스 프레임을 넣었다. 프레임 골격 위에 카본 파이버 보디가 입혀지는 형식이다. 이런 시도 덕분에 시속 300km의 속도를 견뎌낼 수 있는 차체이면서 무게는 준중형차급인 1320kg에 불과하다.
○ 스피라 직접 타보니
스피라가 과연 회사 측의 주장대로 슈퍼카라는 이름이 걸맞을지 시승을 해봤다. 우선 운전석에 올랐다. 대량생산이 아닌 수제작이어서 럭셔리카 수준의 깔끔한 인테리어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부품의 맞물림 상태나 디자인이 나쁘지 않았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등 뒤에서 2.7L 터보차저 엔진이 굵은 포효를 토해냈다. 수동변속기의 1단을 넣고 무거운 클러치를 붙인 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봤다. 엔진 회전수는 순식간에 올라간다. 정신없이 2, 3, 4, 5단을 지나 최고단인 6단을 넣었다. 테스트 모델이어서 회전수가 묶여있는 6000rpm에 이르자 속도계는 시속 270km을 가리켰다. 판매모델은 6500rpm 이상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시속 300km에 이를 것으로 보였다. 미드십 방식답게 핸들링은 레이싱카 수준으로 신속했고, 시속 270km에서도 불안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엔진의 힘으로 그냥 날아간다는 느낌이 아니라 합리적인 컨트롤이 가능해 최소한 성능면에서는 슈퍼카에 근접했다는 판단이 들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동아 economy 자동차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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