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올랐던 ‘용산’ 약발 떨어지나…매물적체 걱정↑

뉴시스

입력 2018-10-19 09:49 수정 2018-10-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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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3대책 발표전만해도 현금들고 매수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제 매물 소화조차 안 돼요.”(용산 이촌동 G공인중개업소 대표)

지난 여름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 발언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용산.

하지만 ‘미친 집값’ 탓에 개발 계획이 보류되고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등 정부 부동산대책이 잇따르자 매수세가 붙지 않아 거래가 급격하게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제 ‘매물 적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매수-매도자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파트값 상승세도 지난 6월 이래 4개월만에 멈춰섰다. 용산 집값이 그동안 급하게 오른 만큼 급하게 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 한국감정원의 ‘2018년 10월 3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용산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용산 아파트값은 지난 6월11일(0.03%) 이후 최근까지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본격적인 상승기류에 올라탄 것은 7월 중순부터다.

박 시장이 지난 7월10일 방문한 싱가포르에서 용산·여의도 재개발 계획을 담은 ‘2030서울플랜’을 언급하면서 인근 집값을 달구기 시작했다.

용산·여의도발 상승세는 서울전역으로 확산되며 ‘미친 집값’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결국 박 시장이 개발계획 보류를 언급했음에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며 18주 연속 오름세로 이어졌다.

특히 한강변 아파트들을 향한 ‘러브콜’이 뜨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인근 G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한강 조망권 아파트는 매수자가 현금 갖고 대기하기도 했다. 그래도 집주인이 2억~3억원 호가를 높혀 ‘안 팔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촌동 북한강 성원 아파트의 경우 59.55㎡(옛 27평)는 지난 7월 10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호가만 급격하게 뛰었다. 이 아파트는 지난 1월에는 8억~9억원에도 거래가 이뤄졌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때 12억5000만원에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왔었다”면서 “하지만 집주인이 13억~14억원을 불러서 계약이 성사가 안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9·13대책 발표 이후 시장은 급변했다.

현재 나와 있는 이 아파트 매물의 호가는 11억3000만원으로 11억원 초반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매수자들은 ‘아직도 너무 비싸다’고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매수 전화는 아예 없다”면서 “매물은 자꾸 나오고 가격은 계속 나려가는 데 매수세가 안 붙다보니까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팽팽한 대치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집값은 급하게 상승했는데 호가 하락세는 완만하기 때문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용산 집값은 오랜 기간 정체에 있다가 급격하게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집주인들은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면서 “반대로 매수자들은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간극이 지나치게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하락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다.

그는 “강남지역 아파트는 워낙 고가기 때문에 앞으로 강화되는 대출규제나 금리 인상 등의 변수가 조금만 바뀌어도 하방압력이 큰 편”이라면서 “하지만 용산의 경우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편이고 이제 막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최근의 급격한 상승분이 반영돼 당분간 보합권에서 매수-매도자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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