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초고층으로” 여의도-강남 들썩

주애진기자

입력 2017-09-13 03:00 수정 2017-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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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5단지 ‘50층 재건축’ 사실상 승인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최고 50층 재건축안’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재건축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호가는 최근 5000만∼6000만 원가량 올랐다. 기대가 커진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거나 싸게 내놨던 매물을 아예 거둬들이고 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5억1000만 원 선이던 로열층 아파트(112m² 기준)의 호가가 지금은 15억8000만 원까지 뛰었다”고 귀띔했다.

그간 초고층 재건축 계획은 이를 되도록 허용하지 않는 서울시의 ‘2030 서울플랜’에 따라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첫 ‘성공사례’가 등장하자 초고층 재건축을 계획하는 다른 단지들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주목받는 여의도 재건축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계획안 심사를 보류하고 수권(授權)소위원회로 위임했다고 7일 밝혔다. 수권소위에 넘어간 안건은 지적사항만 조율하면 심사가 마무리돼 사실상 최종 승인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 부근의 이 아파트는 일반주거지역에 속한다. 하지만 이 지역이 서울시가 지정한 7대 광역중심이기 때문에 일부를 준주거지역으로 종(種)상향을 하면 50층짜리 주상복합을 지을 수 있다.

당장 다음 주자로 주목받는 곳은 여의도. 이곳 한강변에 자리 잡은 수정, 공작 아파트 등은 상업지역이라 서울시 도시계획상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재건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수정, 공작 아파트는 각각 최고 48, 49층으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을 제출했다. 다만 서울시가 향후 정할 지구단위계획과 여의도의 도심 성격에 부합하는지 등이 관건이다.

반면 초고층 재건축을 계획 중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고민이 깊어졌다. 은마아파트는 최고 49층으로 계획한 정비안을 제출했다가 퇴짜를 맞은 상태. 일반주거지역이라 35층 이상 재건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들은 이를 받아들여 최고 35층 이하로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조만간 층수 변경에 대한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 “초고층 현실화는 쉽지 않아”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잠실주공5단지가 서울시의 요구안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재건축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잠실주공은 전체 면적 대비 16.5%에 공원, 학교, 문화시설 등을 도입해 공공성을 높였다. 일반적인 한강변 재건축단지보다 넓은 비율. 또 준주거지역 내 연면적 35%가량을 호텔, 컨벤션 등 비주거용으로 설정했다. 심형석 영산대 교수(부동산금융학과)는 “당장의 수익성에는 나빠도 초고층 랜드마크에 대한 장기적 가격 상승 기대가 더 크기 때문에 비슷한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초고층 재건축 추진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잠실주공5단지가 이례적인 사례인 만큼, 일반주거지역인 은마나 현대아파트에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재건축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이번 호재로 재건축시장이 반등하는 듯하지만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을 앞두고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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