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인앤아웃…왜 그들을 줄 세우나
뉴시스
입력 2019-05-23 09:39 수정 2019-05-23 09:39
22일 미국 버거 체인 '인앤아웃' 팝업스토어
새벽부터 줄 서 개점 되기 전에 햄버거 완판
지난 3일 블루보틀 1호점 오픈에 인산인해
먼저 경험하고 인증하는 소셜미디어 시대
인터넷상에선 이런 현상 놓고 갑론을박도
블루보틀(Blue Bottle)과 인앤아웃(In-and-Out), 무엇이 그들을 줄 서게 하는 걸까.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분석을 뛰어넘는다”고 했다. “당연히 인기가 많을 거라고 예상했죠. 그래도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놀랍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네요. 이런 모습 자체가 최근 흐름이라고 그냥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인앤아웃, 열흘 전 블루보틀
22일 미국 수제 햄버거 체인 ‘인 앤 아웃 버거’ 팝업 스토어가 서울 강남구에서 열렸다. 판매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첫 손님은 오전 5시30분에 줄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앤아웃이 준비한 햄버거 수량은 250개였는데, 오전 6시부터 본격적으로 줄이 생기기 시작해 오전 10시를 채 넘기지 못 하고 물량이 동났다. 아무리 짧아도 1시간30분씩을 기다렸다가 햄버거를 사먹었다는 얘기다. 이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인앤아웃’과 ‘인앤아웃 버거’가 하루 종일 상위권에 있었다.
딱 열흘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물론 그때는 더했다. 미국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블루보틀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한국 1호 매장을 열었을 때다. 사람들은 8시 오픈에 맞춰 들어가기 위해 새벽 3~4시부터 줄을 섰고, 가게 일대는 이미 오전 6시부터 인산인해였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대기해야 하는 시간은 이날 하루 내내 평균 4시간30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도 사람들은 기다렸다가 마셨다.
“블루보틀 때도 전 속으로 ‘와, 이게 다 뭐지’라고 생각했죠. 그정도까지 줄을 설 줄은 몰랐으니까요. 그래도 그땐 블루보틀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봤어요. 상징성이 있잖아요. 그런데 인앤아웃에도, 겨우 팝업스토어에도 이럴 줄은 몰랐어요. 한국 시장이 긍정적인 의미로 유별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2016년 7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미국 수제 햄버거 체인 ‘쉐이크쉑’(Shake Shack)이 생겼을 때도 그랬다. 이에 앞서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매그놀리아 베이커리가 처음 생겼을 때도 그랬다. 몇 해 전부터 해외에선 너무 유명한데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어떤 브랜드가 국내에 처음 상륙할 때마다 이런 경향이 생겼다. 최근엔 더 심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다 SNS 때문이죠”라고 했다.
◇소셜미디어 세상에 살고 있다
이날 인스타그램에는 ‘인앤아웃’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이날 인앤아웃 햄버거를 먹는 데 성공한 사람들이 올린 게시물만 있었냐면, 그렇지 않다. 가령 ‘오늘 인앤아웃이 하루종일 실검에 있는 걸 봤더니 작년에 LA에서 먹었던 인앤아웃 버거 맛이 생각났다’는 식이다. ‘너희가 알지 못하는 그 맛을 난 알고 있다.’ 그러면서 그때 찍은 사진을 올린다. 희소성은 소셜미디어의 핵심 가치다. 그러니까 ‘22일 열린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한 햄버거’ 사진은 250명만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몇 시간 동안 줄을 설 가치가 있다는 거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새로 들어온 어느 브랜드 제품이 더이상 ‘핫’하지 않다는 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 수 있어요. 그건 인스타그램에 그 제품에 관한 게시물이 많을 때입니다. 적을 때가 아니라요. 너도 나도 다 사진 찍어서 올릴 수 있는 제품은 매력이 없다는 거죠. 그럼 핫하지 않다는 겁니다. 만약에 인앤아웃 햄버거 사진이 소셜미디어 타임 라인에서 자주 발견된다면, 길거리에서 블루보틀의 푸른색 병이 그려진 컵을 흔하게 볼 수 있다면,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 횟수는 점점 줄어들 거라는 겁니다.”
◇긴 줄에 인터넷에선 갑론을박도
블루보틀 때도 그랬고, 이번 인앤아웃 때도 그랬다. 긴 줄을 두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벼운 말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말하자면 ‘그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되냐’와 ‘누가 얼마나 기다려서 뭘 먹든 무슨 상관이냐’의 싸움이었다.
‘그렇게까지 해야 되냐’에는 두 종류가 있다. ‘내가 먹어봤는데’ 유형과 ‘할 일도 없다’ 유형이다. 해외에서 먹어봤는데, 맛 있긴 하지만 줄 서서 먹을 정도로 대단한 맛은 아니라는 지적이 첫 번째다. 그렇게 줄을 오래 서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라는 게 두 번째다. 이에 맞서는 말은 한결 같다. ‘제발 남이 뭘 하든 신경 좀 끄세요.’
【서울=뉴시스】
새벽부터 줄 서 개점 되기 전에 햄버거 완판
지난 3일 블루보틀 1호점 오픈에 인산인해
먼저 경험하고 인증하는 소셜미디어 시대
인터넷상에선 이런 현상 놓고 갑론을박도
블루보틀(Blue Bottle)과 인앤아웃(In-and-Out), 무엇이 그들을 줄 서게 하는 걸까.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분석을 뛰어넘는다”고 했다. “당연히 인기가 많을 거라고 예상했죠. 그래도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놀랍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네요. 이런 모습 자체가 최근 흐름이라고 그냥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인앤아웃, 열흘 전 블루보틀
22일 미국 수제 햄버거 체인 ‘인 앤 아웃 버거’ 팝업 스토어가 서울 강남구에서 열렸다. 판매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첫 손님은 오전 5시30분에 줄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앤아웃이 준비한 햄버거 수량은 250개였는데, 오전 6시부터 본격적으로 줄이 생기기 시작해 오전 10시를 채 넘기지 못 하고 물량이 동났다. 아무리 짧아도 1시간30분씩을 기다렸다가 햄버거를 사먹었다는 얘기다. 이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인앤아웃’과 ‘인앤아웃 버거’가 하루 종일 상위권에 있었다.
딱 열흘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물론 그때는 더했다. 미국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블루보틀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한국 1호 매장을 열었을 때다. 사람들은 8시 오픈에 맞춰 들어가기 위해 새벽 3~4시부터 줄을 섰고, 가게 일대는 이미 오전 6시부터 인산인해였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대기해야 하는 시간은 이날 하루 내내 평균 4시간30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도 사람들은 기다렸다가 마셨다.
“블루보틀 때도 전 속으로 ‘와, 이게 다 뭐지’라고 생각했죠. 그정도까지 줄을 설 줄은 몰랐으니까요. 그래도 그땐 블루보틀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봤어요. 상징성이 있잖아요. 그런데 인앤아웃에도, 겨우 팝업스토어에도 이럴 줄은 몰랐어요. 한국 시장이 긍정적인 의미로 유별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2016년 7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미국 수제 햄버거 체인 ‘쉐이크쉑’(Shake Shack)이 생겼을 때도 그랬다. 이에 앞서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매그놀리아 베이커리가 처음 생겼을 때도 그랬다. 몇 해 전부터 해외에선 너무 유명한데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어떤 브랜드가 국내에 처음 상륙할 때마다 이런 경향이 생겼다. 최근엔 더 심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다 SNS 때문이죠”라고 했다.
◇소셜미디어 세상에 살고 있다
이날 인스타그램에는 ‘인앤아웃’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이날 인앤아웃 햄버거를 먹는 데 성공한 사람들이 올린 게시물만 있었냐면, 그렇지 않다. 가령 ‘오늘 인앤아웃이 하루종일 실검에 있는 걸 봤더니 작년에 LA에서 먹었던 인앤아웃 버거 맛이 생각났다’는 식이다. ‘너희가 알지 못하는 그 맛을 난 알고 있다.’ 그러면서 그때 찍은 사진을 올린다. 희소성은 소셜미디어의 핵심 가치다. 그러니까 ‘22일 열린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한 햄버거’ 사진은 250명만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몇 시간 동안 줄을 설 가치가 있다는 거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새로 들어온 어느 브랜드 제품이 더이상 ‘핫’하지 않다는 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 수 있어요. 그건 인스타그램에 그 제품에 관한 게시물이 많을 때입니다. 적을 때가 아니라요. 너도 나도 다 사진 찍어서 올릴 수 있는 제품은 매력이 없다는 거죠. 그럼 핫하지 않다는 겁니다. 만약에 인앤아웃 햄버거 사진이 소셜미디어 타임 라인에서 자주 발견된다면, 길거리에서 블루보틀의 푸른색 병이 그려진 컵을 흔하게 볼 수 있다면,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 횟수는 점점 줄어들 거라는 겁니다.”
“인터넷을 잘 보면 핫한 맛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막상 먹고나니까 대단한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잖아요. 중요한 건 어찌됐든 거길 다녀왔다는 그 경험이라고 봐요. 여차하면 SNS에 올릴 수도 있고요. 미국에 가서 인앤아웃 햄버거를 먹어본 사람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어요. 그 맛이 그리워서 가는 게 아니라 그 맛을 먼저 알려고 가는 거죠. 그 재미가 있으니까 줄 서는 게 힘들지 않은 겁니다.” 다른 외식 업체 관계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블루보틀 때도 그랬고, 이번 인앤아웃 때도 그랬다. 긴 줄을 두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벼운 말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말하자면 ‘그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되냐’와 ‘누가 얼마나 기다려서 뭘 먹든 무슨 상관이냐’의 싸움이었다.
‘그렇게까지 해야 되냐’에는 두 종류가 있다. ‘내가 먹어봤는데’ 유형과 ‘할 일도 없다’ 유형이다. 해외에서 먹어봤는데, 맛 있긴 하지만 줄 서서 먹을 정도로 대단한 맛은 아니라는 지적이 첫 번째다. 그렇게 줄을 오래 서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라는 게 두 번째다. 이에 맞서는 말은 한결 같다. ‘제발 남이 뭘 하든 신경 좀 끄세요.’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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