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동맹 구축’ 격돌… 가전에서 자동차-건설사까지 손잡는 양대 포털

임현석기자

입력 2017-10-12 03:00 수정 2017-10-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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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포털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사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동맹군 구성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YG엔터테인먼트, GS건설 등 포털과 무관해 보였던 업체까지 동맹군 구성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검색 맞수로 시작한 두 업체가 PC와 스마트폰을 벗어나 오프라인 일상으로 경쟁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생활가전 제품에 자사의 AI 플랫폼인 클로바를 적용하는 방안을 두고 LG전자 및 코웨이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스피커 허브 제품 ‘스마트씽큐허브’에 클로바 기능 탑재를 추진 중이다. 음성으로 무선인터넷을 통해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을 제어하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LG전자는 올 4월에 출시한 해당 제품에 직접 개발한 음성인식 기능을 이미 넣었으나 네이버 정보와 콘텐츠 검색 기능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과 날씨 정보 등을 제공하는 기술은 네이버와의 협력으로 쉽게 추가할 수 있다.

코웨이 공기청정기에 클로바를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코웨이는 미국에서 출시한 공기청정기 제품에 아마존의 AI 플랫폼인 알렉사를 탑재한 바 있다. 음성을 통해 실시간 공기질을 알려주는 기술 등이 적용됐는데, 클로바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콘텐츠 분야에선 YG엔터테인먼트와 협력 중이다. 클로바에 독점적인 음원 및 연예 콘텐츠를 제공하면 플랫폼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글로벌 가전조명 업체인 필립스휴는 국내 출시 제품에 대해 최근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조절하는 기능을 넣었다. 최근엔 퀄컴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에 클로바를 탑재하기로 했다.

카카오도 최근 공격적으로 AI 플랫폼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AI 플랫폼(카카오 아이)을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올해도 생활 서비스 위주의 협력 소식을 한두 달마다 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AI 협력 생태계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을 방침이다.

AI 분야 협력 파트너에는 카카오 AI 기술을 접목시키고, 이를 적용시킨 업체에는 ‘카카오 인사이드’라는 인증마크를 부여한다는 구상이다. 이 인증마크가 붙은 분야에서 소비자는 동일한 플랫폼 경험을 하게 된다. 카카오는 최근 삼성전자의 AI 플랫폼인 빅스비와 카카오 아이를 연동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휴대전화에 탑재된 빅스비와 카카오 아이가 연동해 카카오톡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기능이다.

카카오는 이미 GS건설 및 포스코건설과 협력 관계를 맺었고 홈 IoT 업체인 코맥스 제품에도 자사 AI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현대자동차의 신차 제네시스 G70에 음성인식 기술을 넣었고 롯데그룹과도 제휴를 맺고 유통업체 주문 등을 음성으로 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양대 포털은 AI 생태계를 선점하고 IoT 기기로 확장성을 높여 소비자들이 자사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기술은 적용범위가 넓어질수록 서비스 품질도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주요 플랫폼에 사용자가 집중되는 측면도 있어 포털들이 동맹군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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