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단돈 몇천 원의 사치…불황기 새 트렌드 ‘가난한 취향’

김재형기자

입력 2017-01-19 18:06 수정 2017-01-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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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돈 몇천 원의 소소한 사치
불황기 새 트렌드, 가난한 취향

#.2
"오빠, 인형 하나 뽑아줘."
인형뽑기 가게에서 약 5분여 동안 기계를 붙잡고 씨름하던 남녀가 인형 하나를 뽑습니다. =약 5000원

#.3
"딱 한 곡만 더 부르고 가자."
사람들로 가득 찬 코인노래방에선 단돈 천 원에 음료수를
무제한으로 마시고 노래 네 곡도 부를 수 있죠.
=1000원

#.4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지금 소비 시장에선 1만 원 이하로
소소한 사치(?)를 즐기는 가난한 취향이 대유행입니다.

곳곳에서 500원에서 5000원이면
즐길 수 있는 오락이나 소비 아이템들이 늘고 있죠.

높은 물가와 팍팍한 살림살이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소비트렌드라 볼 수 있습니다.

#.5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때
반짝 인기를 얻었던 인형뽑기 가게도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8월 전국에 영업 중인 인형뽑기 가게는 157곳
10월에는 415곳으로 3배 가량 증가했죠."
-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

#.6
인형뽑기는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소매가 5000원 이하의 경품만 취급할 수 있어
대부분의 인형은 정품이 아니지만
학생들은 친구와 함께 1000원으로도 즐거움을 얻을 수만 있다면
가짜든 진짜든 상관없다고 말하죠.

#.7
코인노래방도 붐빕니다.
500원으로 두 곡을 부를 수 있는 코인노래방은
혼자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이죠.

"1시간에 1만 원이 넘는 기존 노래방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 코인노래방도 너무 많이 생겨 경쟁이 심하다"
- 한 노래방 관계자

#.8
편의점 쇼핑객도 급증했는데요.
무엇보다 비싼 커피전문점 대신
편의점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편의점업체 씨유(CU)에 따르면 즉석 원두커피의
전년 대비 매출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도시락 매출도 전년 대비 2015년 65.8%, 2016년 168.3% 증가했죠.

#.9
디저트 카페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케이크를 구매할 수 있는 마트도
'가난한 취향'의 쇼핑객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이마트에 따르면 약 1만6000원인 치즈케이크는
지난해 매출이 24.6% 올랐죠.

#.10
'탕진잼'(탕진과 재미를 결합한 단어)

자질구레한 상품을 대량 구매하며
소소한 사치를 즐기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1만 원밖에 없어도 수첩이나 볼펜은 몇 개씩 구매할 수 있다.
정해진 한도 내에서라도 마음껏 구매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 한 직장인

#.11
"경제난은 물론이고 사회적 분위기까지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요즘
1만 원 이하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홀로 즐길 수 있는 가난한 취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자기 만족감과 소비 기준을 계속 낮춰야만 하는 세태가 씁쓸하다"
- 김헌기 문화평론가

원본 | 김동욱 기자
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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