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사슴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노트펫

입력 2017-09-14 11:07:28 수정 2017-09-14 1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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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한국에서 엘크(Elk)라고 부르는 큰 사슴은 북미가 원산지인 와피티(Wapiti) 사슴이다.

와피티 사슴은 북유럽에 서식하는 말코손바닥 사슴에 이어 현존하는 사슴 중에서 두 번째로 체구가 크다. 말코손바닥사슴은 흔히 무스(moose)라고도 불리는 거대 사슴이다.

와피티 사슴 수컷은 체중 500kg까지 자란다. 우리가 상상하는 귀여운 꽃사슴 수준이 아니다. 한우와 맞먹는 당당한 체구다. 미국 중서부에는 이런 거대 사슴들이 제법 많이 서식한다.

5분만 운전하여 시내를 벗어나면 사슴을 종종 볼 수 있다. 골프를 좋아하는 현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느 골프장에는 출근하다시피 자주 오는 사슴들도 있다고 한다.

사슴의 개체수가 많다 보니 운전자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산림이 울창하고 인적이 드문 도로가 그런 위험에 더 취약하다.

미국에 온 지 한 달을 좀 넘었지만 도로에서 로드킬(road kill) 당한 사슴도 몇 번 본 적이 있다. 그 만큼 사슴이 많다는 증거다.

20년 전 일이다. 당시 필자의 당숙은 캐나다 중부의 한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당숙은 도서관에서 숙제를 하고, 밤에 귀가를 하다가 차 앞으로 돌진하는 큰 물체를 발견하였다.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다.

당숙이 내려 보니 큰 사슴이었다. 그런데 누워있던 사슴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길 건너편으로 갔다. 당숙은 귀가 후 차량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물론 차량의 범퍼는 거의 다 부서지고, 본 네트 파손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북미에서는 사슴과 관련된 교통사고가 제법 있다. 물론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람도 있다. 운전자들은 사슴을 피하기 위해 급브레이크를 밟는데, 이러다가 잘못하면 차량이 전복되기도 한다. 또한 사슴과의 충돌로 차는 물론 사람도 크게 다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일부 중서부 주에서는 사슴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공개적으로 사냥을 허가하기도 한다. 필자가 즐겨보는 미국 환경 잡지에도 얼마 전 미주리주 차원에서 허가하는 사슴 사냥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었다.

사슴과 관련되어 필자도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2015년 겨울 회사일로 대전으로 출장을 갔다가 일이 늦게 끝나서 택시를 타고 세종시로 귀가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새벽 12시 반 쯤 택시가 갑자기 급정거를 하였다. 잠시 토막잠을 자던 필자는 깜짝 놀라서 깼다.

고라니 한 마리가 택시 앞을 막고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택시 기사는 경적을 울리면서 고라니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필자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근처는 사람도 거의 없고, 나무가 많아서 밤에 고라니가 종종 나타나요. 그런데 고라니는 밤이 되면 자동차 불빛에 잠시 눈이 안 보이게 되어서 움직이지 못해요. 그래서 경적을 몇 번 울리면 정신을 차리고 숨어요. 고라니를 치면 저도 기분이 좋지 않고 차도 많이 상해요."

택시 기사의 이야기처럼 고라니는 잠시 후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미국의 와피티 사슴 수컷들은 봄에 뿔이 빠졌다가, 여름이 되면 뿔이 다시 난다.

그리고 가을은 사슴의 번식기가 되므로, 다 자란 수컷들은 자신의 뿔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수컷들과 치열한 싸움을 한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수컷들은 매우 날카로워진다. 아무래도 가을에는 교외지역 운전에 각별히 주의해야할 시기다.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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