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패혈증 16년만에 4월 첫 발생

조건희기자

입력 2017-05-01 03:00 수정 2017-05-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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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서 50대 남성 확진 판정… 이른 더위에 바닷물 온도 올라
보건당국 비상방역 체계 돌입


대표적인 여름철 감염병으로 치명적인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일찍 등장했다. 보건당국은 바닷물 온도가 올라 비브리오패혈증균의 활동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보고 비상방역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경기 안양시의 한 병원에서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A 씨(52)가 지난달 12일 비브리오패혈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비브리오패혈증이 법정 감시 감염병으로 지정된 2001년 이후 첫 환자가 4월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엔 통상 6∼7월에 첫 환자가 나왔고, 가장 이른 등장 시기는 2012년(5월 9일)이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거나 상처 난 피부가 균에 오염된 바닷물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당국은 A 씨가 병원에서 주는 식사 외에 생선회 등을 먹다가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발열, 발진, 부종 등이 주요 증상인 비브리오패혈증은 2011∼2016년 신고 환자 325명 중 159명(48.9%)이 사망했을 정도로 치명적인 감염병이지만 A 씨는 집중 치료를 받은 덕에 무사히 회복 중이다.

당국은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일찍 발생한 원인으로 바닷물 온도의 상승을 지목했다. 전국 검역소 등 감시기관 13곳에서 측정한 평균 바닷물 온도는 2월 8도, 3월 10.2도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7∼1.2도 올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처럼 이른 더위 탓에 올여름 수인성 감염병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전국 보건소에서 평일엔 오후 8시까지, 주말 및 공휴일엔 오후 4시까지 신고를 접수하는 비상방역 체계를 10월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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