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2곳 중 1곳 “최저임금 오르면 고용 축소하겠다”
황성호기자
입력 2019-06-18 17:55 수정 2019-06-18 17:58
지난 17일 소상공인연합회는 2년 새 최저임금이 29% 올라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에서 소상공인업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을 논의할 것과 주휴시간을 사실상의 소정근로시간으로 간주해 계산한 월산액 표기를 삭제할 것을 촉구했다. 2019.6.17/뉴스1 © News1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착수한 가운데 중소기업 단체들이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중소기업 2곳 중 1곳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을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중소기업단체는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소기업계는 “최근 2년 동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과 경제 상황을 포함하고, 업종과 규모를 반영한 최저임금의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기업 단체들은 이날 영세 중소기업 357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으로 인한 기업경영의 어려움 정도(100점 만점)는 2017년 5월 말 43.0점에서 올 5월 말 60.3점으로 올랐다. 매출규모별로 봤을 때 지난해 매출액이 1억 원 미만인 업체들의 어려움 정도 상승폭이 26.5점으로 가장 가팔랐다. 2년 전과 경영상황을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평균 19.4%, 매출은 14% 감소했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들이 2020년에 원하는 최저임금은 평균 8340원으로 올해보다 10원 적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오를 경우 고용을 축소하겠다고 답한 기업들이 52.1%로 절반을 넘었다. 신규채용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28.9%로 가장 많았고, 기존인력을 해고하겠다는 응답도 23.2%로 뒤를 이었다. 아예 사업을 그만두겠다는 기업도 7.8%나 됐다. 반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줄면 37.3%는 고용 인력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소득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이고,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위인데 노동생산성은 OECD 29위”라며 “중소기업계의 현실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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