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금리인하 소수의견 사실상 2명이었다

뉴스1

입력 2019-06-18 17:47 수정 2019-06-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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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신인석 추정 위원 소수의견 예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9.5.31/뉴스1 © News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국내 민간소비 증가세가 주춤한 가운데 설비 및 건설투자 조정, 반도체 중심 수출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대 변수로 꼽았다. 또 일부 금통위원들은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2.5%)에 도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달 31일 열린 금통위 5월 정례회의에서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한 가은데 신인석 금통위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다음번 회의인 7월에 인하 의견 제시를 예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18일 2019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5월 31일)을 공개했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1.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p 올린 이후 약 반년째 금리 동결이다.

금통위원들은 “소비가 완만하나마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경제가 1분기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움직임을 나타냈고 지난 4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의결문 작성을 가결했다. 그러나 신인석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데 대해서는 찬성하나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고 다른 의견을 내놨다. 성장률을 낮춰야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금통위원들은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구를 새로 넣기로 입을 모았다. 미중 무역분쟁의 향방이 통화정책의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A금통위원은 “확장적 재정정책 방향을 고려할 때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IT관련 글로벌 사이클의 지연되는 회복시기, 지속되는 미·중 무역분쟁,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증대 등 대외여건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향후 국내경제의 전개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금통위원은 “지난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경제동향을 살펴보면 세계경제는 4월 전망 시보다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커지는 모습”이라며 “4월 이후 미·중 무역협상이 예상과는 달리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양국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그 결과 여타 국가의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부문이 회복세를 보이고 미·중 갈등이 해소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였으나, 회복강도가 예상보다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도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 위원으로 추정되는 C금통위원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경제의 하방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으므로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낮춰 민간부문의 경기 하락 및 물가상승률 둔화추세를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등 IT 산업에 크게 의존해왔던 수출과 설비투자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됐고, 민간소비 증가세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경제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면서 “세계경제 둔화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교역증가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서 우리 수출의 회복조짐이 나타나지않는데다가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D금통위원은 “비록 전망의 하방리스크가 다소 높아졌으나 향후 성장과 물가흐름이 점차 나아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대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을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꼽으며 D 위원은 “세계경제의 성장세와 교역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이 예상치 않게 격화된 데다 반도체수요의 회복도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며 “무역분쟁의 영향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성향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나타냄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경제심리도 취약해진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E금통위원은 “성장경로 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대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도 필요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상황 전개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경제는 전기대비 GDP 성장률이 1분기에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대외 불안요인이 부각되면서 경기하강 가능성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가 높아졌다”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소비자와 기업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는 바, 하반기 이후의 성장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신인석 금통위원으로 추정되는 F금통위원은 다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 의견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F위원은 “성장 경로의 하방리스크 확대와 물가의 부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으나, 예고 후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 의견을 냈다”며 “다음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25bp 인하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분기 전기대비 GDP성장률 –0.34%(속보치 기준)는 예상을 넘어선 수준의 부진”이라며 “4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환경이 악화된 점을 고려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는 기존 전망인 2.5%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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