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현대판 고려장, 또 하나의 노인학대…해결책은 없을까?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입력 2018-04-09 10:30 수정 2018-04-09 10:55
# 현대판 고려장, 또 하나의 노인학대. “엄마, 함께 해외여행 가요”. 효도관광을 시켜주겠다며 아들의 권유로 한국으로 떠난 모자(母子). “얘야~ 얘야? 어디있니?”. 그렇게 버려진 독일 국적의 노인은 인천공항에서 3개월가량을 기도실에서 자고, 화장실에서 씻으면서 노숙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 한국 거주권이 없기에 3개월 후에는 떠나야 하지만, 돈이 없어 가지 못하는 노인. 이 독일 국적 노인의 자식을 어렵게 수소문해 연락을 취했지만,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연락을 끊어버립니다.(출처: JTBC 2014년 1월 24일자 보도). 자신이 자식에게 버려진 사실을 알면서도 행여나 자식에게 해가될까 노심초사하는 독일 국적의 노인의 마음은 세상 어떤 고문보다도 고통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것이 한국 공항 안에서 벌어지는 유럽판 고려장의 현실입니다.
# ‘고려장’. 예전에 늙고 쇠약한 사람을 구덩이 속에 산 채로 버려두었다가 죽은 뒤에 장사를 지냈다는 일본이 만들어낸 설. 국내의 현실은 어떨까요?
# 올해 초, 빚더미에 허덕이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혼자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90대 치매를 앓는 노모를 남겨놓고 집값 몫으로 받은 2억 8천만 원을 챙겨 자취를 감춘 비정한 아들이 매스컴을 탔을 때 그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 또 작년에는 30여 년간 버스 운전을 하며 두 아들을 뒷바라지하며 살아온 한 70대 노인이 홀로 기초생활수급비로 근근이 생활하는 모습이 매스컴에 보도되었습니다. 평생을 뒷바라지한 두 아들과는 소식이 닿지 않고,남은 건 월세 30만원인 3평짜리 쪽방이 전부인 노인. “장례는 좀 지내줘라”는 내용의 편지를 두 아들에게 보내 봤지만, 반송되어 돌아오는 편지에도 원망보다는 그리움이 앞선다는 노인의 삶은 불안과 고독, 좌절, 슬픔만이 가득했습니다. (출처 : TV조선 2016년 6월 21일자 보도)
# 이 밖에도 한밤 중 자신의 노모를 버스에 버린 채 도망치듯 사라진 중년 여성. 한겨울에 길을 잃었다는데 자식들이 버린 것으로 밝혀진 치매 할머니. 80대 노모를 필리핀으로 보낸 뒤 “어머니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해 회사와 주변인으로부터 장례비용을 받아낸 비정한 아들.
# 한편, 이렇듯 직접적으로 버려지진 않지만, 간접적으로 버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치료가 필요치 않음에도 지낼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입원을 강제하는 ‘사회적 입원’이 바로 그것입니다.
# 이와 같은 사회적 입원은 결국 건강보험 재정의 불필요한 지출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령화로 인해 부양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부모를 버리는 자식들의 사연을 접할 때 마다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고령화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 시설이 아무리 훌륭해도 따뜻한 가족의 품보다 나을 수는 없는데요. 이런 소외된 독거노인들의 가족이 되어주는 단체가 있습니다. 사단법인 전국자원봉사연맹 산하의 천사무료급식소는 독거노인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직접 도시락 배달을 하며, 독거노인의 가족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 정을 붙여 부모를 부양할 수 있는 가족문화를 형성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대한민국 만들기. 여생의 동반자로, 독거노인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천사무료급식소와 같은 기관으로 인해 더 이상 버려지는 불행한 독거노인이 없기를 바랍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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