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파란색 번호판 차가 다니네

동아경제

입력 2017-06-24 13:00 수정 2017-10-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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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부터 전기·수소차에 부착…눈에 잘 띄는 청색 필름 부착

6월 9일 전국 도로에서 파란색 번호판을 단 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주인공은 전기자동차(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자동차(수소차)다. 이날부터 신규로 등록하는 전기차와 수소차(하이브리드 자동차 제외)는 의무적으로 파란색 번호판을 달아야 한다. 렌터카도 부착해야 하며, 택시 등 사업용 전기차는 이용자에게 혼동을 줄 우려가 있어 제외됐다.

이번 전기차 번호판은 원판 위에 페인트로 도색하는 대신 연한 청색 필름을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 필름은 빛이 들어가는 각도와 반사돼 나오는 각도가 같은 역반사식이어서 번호판이 야간에도 선명하게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야간에 갓길에 주차된 차량을 멀리서도 빨리 알아볼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도 대부분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전기차라는 게 명확히 구별돼 통행료나 주차료 감면을 받는 것도 용이하다. 위·변조 방지를 위한 홀로그램을 삽입했으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기차 형상 그림과 EV(전기차) 마크도 표시했다. 또 배경에 태극문양을 촘촘히 배열했다.

6월 9일 이전 등록을 완료해 기존 번호판을 달고 운행하는 전기차도 소유자가 원하는 경우 파란색 번호판으로 교체할 수 있다. 5월 말 현재 등록된 전기차는 1만4861대, 수소차는 128대다.

정부가 전기차에 파란색 번호판을 도입한 것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친환경 자동차 보급과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전기차 전용 번호판을 계기로 일반 번호판도 디자인 수정에 나설 예정이다.

번호판은 자동차 신분증이다. 우리나라에 번호판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04년 한 승합자동차 회사가 영업을 시작하면서였다고 알려졌다. 21년 규격이 정해지면서 네모난 번호판이 등장했다. 검은색 철판에 흰 글씨로 왼쪽에는 자동차가 등록된 도시명을 한자로 기재하고, 그 옆에 경찰에서 부여받은 숫자를 넣었다.

해방 이후 1973년 전까지 흰색 바탕에 청남색 아라비아숫자의 번호판이 사용됐다. 73년부터 2003년까지는 녹색 번호판이 거리를 누볐다. 당시엔 차량 등록 지역과 고유번호를 번호판에 넣었는데 이것이 지역 차별을 낳고 주소를 옮길 때마다 번호판을 바꿔 달아야 해 낭비라는 지적이 많아 2004년부터 지역을 넣지 않은 번호판이 등장했다.


차종과 용도 한눈에 파악 가능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디자인과 시인성 논란이 벌어졌고, 결국 2006년 크기는 같지만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된 번호판이 나왔다. 또 세로 길이를 110mm로 줄이고 가로 길이를 520mm로 늘려 문자와 숫자를 한 줄에 담은 새로운 번호판도 함께 도입해 오늘에 이르렀다.

자동차 번호판을 잘 살펴보면 차종과 용도를 파악할 수 있다(표 참조). 예를 들어 택시 번호판은 ‘아/바/사/자’(일명 아빠사자)다. 번호판에 사용하는 한글은 받침이 없다. 이는 단속 경찰과 단속 카메라가 자동차 번호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번호판을 가리거나 식별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는 자동차관리법 제10조 5항에 의거해 1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2017년 10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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