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나면 자는 '척'하는 '연기천재' 고양이

노트펫

입력 2018-11-01 17:10 수정 2018-11-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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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집사가 혼을 내자 눈을 질끈 감고 자는 척을 하는 고양이의 모습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한 반려동물커뮤니티에 "소파 긁은 거 혼내는데 자는 척하는데 너무 귀여워요"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게재된 사진 속에는 여배우 뺨치는 연기실력으로 누구든 깜빡 속아 넘어갈 연기를 선보이는 고양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소파 위에서 눈을 꼭 감고 깊은 잠에 빠진 고양이 '태비'.

그런데 태비의 집사 세연 씨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태비가 자고 있는 게 아니라 자는 '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연 씨는 "자꾸 소파를 긁어서 수건으로 가려놨는데 태비가 앞발로 툭 치워버리고는 또 긁기 시작했었다"며 "긁은 부위를 가리키며 '너 여기 봐봐 잘했어?' 이러니까 갑자기 눈을 감더니 자는 척을 했다"고 말했다.

소파 좀 긁지 말라는 세연 씨의 설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비에게 1도 먹히지 않는 것 같은데. 덕분에 세연 씨네 소파에는 발톱 자국이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소파 대신 스크래처에 스크래칭을 하길 간절히 바라며 태비에게 새 스크래처를 선물해준 세연 씨.

"태비가 스크래처를 너무 좋아해서 상자형 스크래처를 사줬다"며 "얼마나 아끼는지 집에도 안 들어갈 정도로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스크래처도 소파만 한 매력은 없는 건지 태비의 소파 사랑은 식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역시 스크래처는 소파가 최고!"라는 듯 태비는 기분이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어김없이 소파를 찾는다.

세연 씨는 "소파는 잔뜩 긁어놓더니 혼내니까 눈 질끈 감고 자는 척을 하는 모습이 얄밉지만 귀여워서 더이상 혼내지도 못했다"며 "그냥 마음 편하게 태비에게 소파를 양보해줘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3살로 추정되는 수컷 아메리칸 숏헤어 태비는 지난 9월부터 세연 씨와 함께 살게 됐다.

세연 씨는 집 앞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던 중 우연히 태비를 만났다.

사람의 손길을 좋아하는 데다 도무지 길고양이 같아 보이지 않아 같은 아파트 주민이 키우는 집고양이가 잠깐 집을 나온 것이라 여겼다.

경비실에 얘기한 후 직접 임시 보호를 하며 주인을 찾아봤지만, 주인은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세연 씨는 태비를 가족으로 들이게 됐다.

함께한 시간은 아직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태비를 향한 마음은 여느 베테랑 집사 못지않아 보였다.

"사람이 눈앞에 안 보이면 울 정도로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순둥이"라고 태비를 소개한 세연 씨.

"태비는 집에 온 지 2~3일 만에 화장실도 가리고 물도 잘 먹고 얌전하기까지 해서 가끔 사고는 치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아이다"며 "지금까지 태비가 어떻게 지냈는진 알 수 없지만, 앞으로는 즐거운 일만 겪으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고양이로 살게 해주고 싶다"는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한편 자는 척하는 고양이 태비의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역시 잔소리할 땐 자는 척이 최고지", "소파가 잘못이지 고양이는 잘못이 없어", "저렇게 귀여우면 절대 못혼낼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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