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아픈 주사 놓는 사람' 본능적으로 위험감지한 새끼 고양이
노트펫
입력 2018-11-01 15:10 수정 2018-11-01 15:11
[노트펫] 생후 40여 일 만에 '수의사=주사 놓는 사람'이라는 공식을 세운 천재 고양이가 있어 화제다. 비공식 최연소 기록이지만, 아직 기네스 측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한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수의사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아등바등하는 새끼 고양이의 영상이 올라와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었다.
주식 씨는 이 영상을 게재하면서 "수의사쌤 손길이 싫은 공장냥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예방접종을 하러 동물병원을 찾았다가 이 같은 영상을 촬영하게 됐다는 게 주식 씨 설명이다.
영상을 재생하자 새끼 고양이 앵두가 주식 씨에 의해 진료대 위에 올려진다. 노련하게 연계되는 수의사의 손길이 앵두의 엉덩이를 번쩍 들어 올린다. 이와 동시에 이뤄지는 항문 스캔에 앵두는 당황한 듯 앞발을 세차게 흔든다.
수의사 손에서 풀려나자 화난다는 듯 주식 씨를 노려보는 앵두. 그러나 숨돌릴 틈도 없이 주사 시간이 찾아온다. 주사기를 흔드는 수의사를 본 앵두가 주식 씨에게 다가오는 것을 끝으로 영상은 종료된다.
주식 씨는 지난 10월 14일 부친이 운영하는 공장 근처 나뭇가지 더미에서 앵두를 구조했다.
그는 전날 앵두를 최초 발견한 이웃으로부터 나뭇가지 더미에 새끼 고양이가 홀로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어미가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일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하룻밤을 지켜봤지만, 구조 당일 아침에도 어미가 보이지 않아 직접 입양하기로 했다.
구조한 앵두를 품에 안고 귀가한 주식 씨. 그런데 생각지 못한 복병이 있었다. 집에서 키우고 있던 몰티즈 두 녀석이 앵두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인 것이다.
작고 까만 녀석이 꼬물대니 관심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앵두가 스트레스라도 받을까 염려한 주식 씨는 구조 장소에서 멀지 않은 부친의 공장 내 사무실에서 키우기로 했다. 주식 씨가 영상을 공개하면서 앵두를 '공장냥이'로 소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앵두에 푹 빠진 주식 씨는 자고 있는 앵두를 가만히 둘 수가 없다. 배도 만지고 발바닥도 만지고, 만져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루는 앵두의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 나머지 배를 살살 문질렀는데, 앵두가 귀찮았는지 뒷발로 팡팡 발길질을 했다. 몇 번 더 장난을 치다가 쓰다듬으며 "미안해"라고 하자 마치 알아듣기라도 한 듯 "야옹"이라고 대답하는 게 신기했다고 한다.
게다가 주인 앞에서는 더없이 쾌활하고 응석 부리는 녀석이지만, 낯선 사람이 사무실에 들어오면 구석에 숨는 모습도 귀엽기만 하다. 어설픈 걸음걸이로 아장아장 숨으러 가는 뒷모습은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장면이다.
주식 씨는 "앵두는 구조할 때만 해도 너무 어려 똑바로 걷기는커녕 울음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면서 "작은 도움을 줬을 뿐인데 이제는 깡총깡총 잘 뛰어다니고, '야옹야옹' 자기주장도 확실히 하는 모습을 보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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