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주는 손 구하러"..욕조에 빠진(?) 주인 걱정하는 강아지 형제

노트펫

입력 2018-09-11 18:08 수정 2018-09-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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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누나, 정말 괜찮은 거지?"

욕조에서 목욕을 즐기는 주인의 곁을 걱정하는 의리 있는 강아지 형제의 모습이 훈훈한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말티즈 '바로'와 '꾸미' 형제의 보호자 하엽 씨는 지난 9일 한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오랜만에 목욕했는데 핸드폰하다 옆에 보니…… 나 잘 살아있으니까 들어오지 말아 줄래? 그리고 그 젖은 발로 돌아다니지도 말아 줄래?"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빠진' 주인을 걱정하는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하엽 씨.

습기가 차지 않도록 문을 살짝 열어둔 채 휴대폰을 만지다 고개를 돌렸다가 코앞까지 와있는 꾸미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하엽 씨는 "꾸미가 쳐다보는지도 모르고 휴대폰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와있는 걸 보고 너무 놀라 휴대폰을 물에 빠트릴 뻔 했다”며 “그 와중에 이 장면은 꼭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으로 남겨놓게 됐다"고 전했다.

평소 목욕을 싫어하는 바로와 꾸미의 입장에선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빠져' 있는 하엽 씨가 당연히 걱정됐을 수밖에 없었을 텐데.

바로와 꾸미는 각자의 성격대로 물에 빠진 하엽 씨를 걱정해줬다.

첫째인 7살 바로는 차마 욕실까지 들어가긴 두려운지 문 밖에서 고개만 빼꼼 내민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모습이다.

평소 과묵하고 어른스러운 성격답게 요란한 행동을 보여주는 대신 걱정 가득한 눈으로 하엽 씨의 안전을 확인한 것이다.

둘째인 4살 꾸미는 평소에도 물불 가리지 않는 터프한 성격의 소유자답게 욕실 안까지 들어왔다.

용감하게 앞발까지 욕조에 척 올린 후 걱정 가득한 커다란 눈망울로 하엽 씨를 바라봤다.


안절부절못하는 강아지들 때문에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려 했던 하엽 씨의 계획은 무산됐다.

하지만 누나를 생각하는 바로와 꾸미의 착한 마음씨 덕분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든든하기만 하다.

하엽 씨는 "씻는 소리도 없이 욕실에 오래 있는 게 걱정돼 문을 발로 밀고 들어온 것 같다"며 "목욕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욕실까지 와서 걱정해주는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물론 젖은 발로 돌아다녀 흥건해진 거실 청소는 하엽 씨의 몫이었다고 한다.

하엽 씨는 박씨를 물고 온 제비처럼, 탕수육을 물고 온 형제의 가출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환기를 위해 살짝 열어둔 문 사이를 빠져나간 바로와 꾸미가 옆집에서 먹고 내놓은 짬뽕 국물을 먹고 탕수육을 하나 물어와서 내게 건넸다"며 "맛있는 음식을 주겠다고 챙겨온 건데 혼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칭찬해줄 수도 없어 곤란했다"고 말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바로와 꾸미에게 많이 신경을 못써주는 것 같아 늘 미안하다는 하엽 씨.

“간식도 잘 챙겨주고 장난감도 많이 사주고 무엇보다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는 좋은 누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바로와 꾸미가 아프지 말고 오래도록 꽃길만 걷게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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