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불 보내준다고 전화해서 위치 묻더니..'

노트펫

입력 2017-02-28 11:06 수정 2017-02-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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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소나 동물병원, 애견숍이 겪는 문제중 하나는 문앞에 자신이 키우던 개나 고양이를 버리고 가는 경우다.

주인 입장에서는 그래도 다른 주인을 만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으나 당하는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고 원망스럽기 그지 없다.

서울 청량리동 가정집에 자리잡은 한 사설보호소. 이달 중순 전화 한통이 걸려 왔다.

개와 고양이들을 위해 이불을 보내주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며칠이 지나도 이불은 오지 않는 대신 보호소 문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버려져 있었다.

이불을 보내주겠다면서 주소를 물었던 것이 실은 고양이를 버리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사설보호소들은 주소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 주소를 공개했을 경우 문앞에다 버리고 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이 보호소는 또 한 마리의 고양이를 떠안게 됐다.

하지만 이 사설보호소 역시 이미 한계 상황에 다다라 있다.

보호소를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새끼고양이가 언 토사물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캣맘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곤 하나둘 돌보기 시작, 10년이 지난 현재 가정집에서 강아지 5마리와 고양이 90마리를 돌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개와 고양이들과 생계를 위해 낮시간에 일을 하고 있지만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보니 쪼들릴 수 밖에 없다.

덮을 것은 물론이고 사료, 패드 등 모든 물품이 모자란다.

그래서 이불을 보내주겠다는 말에 고마워 주소를 알려줬던 것인데 돌아온 것은 또다른 버려진 고양이였다.

이 보호소의 사정을 잘 아는 봉사자는 "이사 가면서 버리고, 상자에 담아 집 앞에 두고 가고 외면할 수 없어 품은 아이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정도가 됐다"며 "사람들의 못된 이기심은 끝날 줄을 모르고 있다"고 한탄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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