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 있던데 이런 상품 어때요”

김성규기자

입력 2017-06-28 03:00 수정 2017-06-2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더 똑똑해진 AI 챗봇… 채팅창서 금융거래 가능
LG CNS, 금융로봇 ‘엘리’ 내놔… 12월 우리은행서 체험 가능


“엘리, 미국 시황은 어때?” “지난주 혼조세로 마감한 가운데 헬스케어주가 강세였네요.” “나한테 맞는 펀드 추천해줄래?” “몇 가지 질문으로 고객님 성향을 파악해 볼게요.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은 어느 정도인가요?”

LG CNS가 27일 시연한 금융 로봇 ‘엘리’와 고객의 대화다. 작은 오디오만 한 크기의 이 로봇은 LG CNS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돼 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간단한 고객 상담이 가능하다. 엘리는 12월부터 우리은행에 순차적으로 배치될 계획이다.

LG CNS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디지털 금융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LG CNS는 엘리와 함께 국내 최초로 채팅 창에서 금융거래가 가능한 AI 기반 금융 챗봇도 공개했다.

기존의 금융 분야 챗봇은 ‘자주 묻는 질문’에만 답할 수 있거나 답변을 몇 가지 보기 중에서 골라야 하는 등 한계가 뚜렷했다. 반면 이번에 공개된 챗봇은 “계좌 잔액 좀 알려줘”라고 글을 쓰면 잔액을 보여준다. 고객이 요청하지 않아도 먼저 계좌의 최근 잔액 추이 등을 보여주며 적당한 투자상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고객이 “은행에 직접 갈래”라고 쓰면 방문 예약을 해주기도 한다. 이런 대화형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스마트폰 채팅창에서 직접 송금하거나 은행에서 로봇이 고객을 맞이하는 장면을 볼 수 있게 된다.

김홍근 LG CNS 상무(금융사업담당)는 “저희는 금융산업이 모바일과의 제휴 중심에서 AI 기반의 지능화 서비스로 전환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LG CNS가 집중하겠다는 4대 핵심 서비스는 △금융 챗봇, 영업점 로봇 등 디지털 신기술의 빠른 도입 △클라우드, 빅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인프라 재편 △블록체인 등 플랫폼 기반 금융 서비스 △기존 금융시스템의 전면적 디지털 전환이다.

LG CNS는 다음 달 1일 ‘디지털금융센터’를 신설한다. 디지털 금융 전문인력은 연말까지 100명으로, 내년에는 2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최근 LG CNS는 세계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와 사업 협약을 맺은 데 이어 국내 블록체인 기술특허 1위 회사인 코인플러그와 제휴하기로 했다.

김 상무는 “대화형 금융 시스템 구축에서 핵심은 금융사가 보유한 기존 내부 시스템과 챗봇 시스템의 효율적인 연계”라며 “LG CNS는 축적된 금융 이해도와 IT 역량을 융합해 이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