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남녀의 동상이몽 “결혼, 반드시 필요한건가?”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입력 2017-03-23 09:56 수정 2017-03-23 10:02
그래픽=잡코리아 제공
기혼 남성 10명 중 6명은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반면, 기혼 여성 10명 중 7명은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결혼’을 주제로 20~30대 성인 남녀 1,2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잡코리아는 먼저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성인남녀 61.5%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응답군에 따라 남성(47.4%) 보다는 여성(76.7%)이, 기혼(49.2%) 보다는 미혼(66.5%)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높았다.
특히 같은 기혼자 그룹에서도 성별에 따라 결혼에 대한 필요성을 다르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기혼 남성은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63.2%로 전체 응답군 중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기혼 여성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1.4%에 달해 결혼에 대한 뚜렷한 시각차를 보여줬다.
실제로 2030 미혼남녀 중 약 30%는 결혼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미혼남녀 중 43.2%가 ‘되도록 결혼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5.7%는 ‘꼭 결혼할 것’이라 답했다. 반면 ‘별로 결혼할 마음이 없다(28.4%)’, ‘전혀 결혼할 마음이 없다(2.7%)’ 등 비혼의사를 밝힌 응답은 31.1%로 나타났다. 비혼의사는 남성(22.5%)보다 여성(38.8%)에게서 16%p 이상 높았다.
미혼남녀가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로는 ‘반드시 결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27.0%)’, ‘취업과 직장생활 등 지금의 처지가 결혼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24.5%)’가 1, 2위를 다퉜다. 이밖에도 ‘싱글로 사는 생활이 충분히 즐겁고 편해서(16.4%)’, ‘가사, 육아, 시가(처가) 등 결혼으로 인해 겪는 갈등이나 부담이 싫어서(10.6%)’,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6.6%)’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우리의 결혼문화가 양성이 평등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81.8%의 성인이 ‘불평등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91.1%, 남성의 73.3%가 ‘우리의 결혼문화는 양성이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남녀 모두 결혼문화가 불평등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성별에 따라 큰 시각차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남성이 가정의 생계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61.1%)’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신혼집 마련 등 남성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결혼비용(57.0%)’과 ‘남자는 경제력, 여자는 외모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평가 받는 배우자의 조건(44.0%)’이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반면 여성들은 ‘맞벌이·외벌이 상관 없이 가사는 여성몫이라고 여기는 가사문화(73.1%)’를 가장 큰 불평등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육아를 엄마몫으로 여기는 여성 중심의 육아환경(69.6%)’과 ‘매사에 본가가 우선시되는 본가(시가) 중심의 가족문화(46.5%)’ 때문에 불평등하게 느낀다고 고백했다.
배우자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준(복수응답)으로는 ‘성격(57.9%)’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가치관(47.8%)’이, 3위는 ‘사랑∙애정(44.2%)’이 차지했다. ‘경제력(34.5%)’과 ‘건강(34.5%)’도 비교적 높은 응답을 얻었다.
또 미혼 남성들은 다른 응답군에 비해 ‘궁합(18.6%)’과 ‘외모(14.3%)’에 높은 비중을 줬다. ‘가치관’을 꼽는 응답은 기혼자(39.0%)보다는 미혼자(51.4%)에게서 높았으며, 전체 응답군 중 ‘사랑’을 배우자로 꼽는 응답이 가장 저조했던 그룹은 기혼 여성(36.5%)이었다.
한편, 2030세대 성인남녀가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의 직업 1위에는 ‘공무원(25.2%)’이 꼽혔다. 2위를 차지한 ‘사무직(9.6%)’ 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비중이었다. 3위는 ‘교사(9.3%)’가 차지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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