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근로 없는 노동법 개정안 반대”

허동준 기자

입력 2019-09-11 03:00:00 수정 2019-09-1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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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단체, 고용부에 의견서 제출… ILO 핵심협약 반영한 개정안
해고자 노조 가입 등 노동계 편향… ‘사업장 점거 전면금지’ 등 강력 요구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을 두고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년여를 끌었던 르노삼성자동차의 극심한 노사 대치, 4조 원 누적적자에도 감행된 한국GM 노조의 파업 등 이미 노사 갈등에 따른 유·무형 비용 지출이 큰데 개정안이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노조법 개정안 입법예고 마지막 날인 9일 고용노동부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9일 의견수렴을 끝으로 노조법 개정안은 고용노동부 자체 검토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경제5단체는 “개정안은 한국 노사관계의 특수성과 후진성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노동계에 편향된 안이기 때문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균형 있고 선진화된 개정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계가 문제 삼는 부분은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등을 담은 ILO 핵심협약 87호와 98호다. 정부는 ILO 권고에 따라 해고자와 실업자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노조전임자에게 회사의 급여 지급을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경영계는 현행 법안에서 재직자로 한정돼 있는 기업단위 노조 가입이 해고자와 실업자로 확대되면 노조 측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이 더욱 강화되는 만큼 사용자의 방어권 강화가 필수라고 보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노조 집행부가 강성이면 대화하기조차 어려운데 외부 개입 여지까지 생기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5단체는 단결권이 확대된 만큼 방어권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파업 중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규정 신설 등을 재차 요구했다. 또 경영계 의견을 일부 반영해 정부 개정안에 들어간 ‘사업장 내 생산·주요 업무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 점거 금지’ 조항도 ‘사업장 점거 전면 금지’가 아닌 이상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핵심 생산시설이 아닌 공장 출입구를 노조가 점거해도 생산이 중지되기 때문에 개정안만으로는 제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5단체는 노조전임자에게 급여 지급을 금지한 현행 법안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업무에만 종사하는 전임자 급여는 조합비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노조전임자에게 사측이 급여를 주면 근로자 단체를 통제·간섭하면 안 된다는 ILO 협약 내용과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경영계는 근로자대표 활동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주는 ‘근로시간면제제도’의 제한 조건을 완화하는 것도 반대하고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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