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항만 289개 ‘촘촘’ “노후 철도보다 항만이 경협 핵심”

뉴스1

입력 2018-09-21 12:40 수정 2018-09-2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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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리뷰 9월호…나진·청진항 北 무역의 중추

북한 항만물류시설 개발 방향 제안(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 제공)© News1

남북 간 경협이 재개되면 항만물류시설 개발을 가장 최우선으로 해야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나진항과 청진항은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국제무역거점항만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KDI 북한경제리뷰 9월호 ‘한반도 물류통합과 확장을 위한 북한 항만개발 방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북한 간의 경제협력이 재개될 경우 우선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사회간접자본은 항만물류시설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항만물류시설 개발 이유로 철도를 주간선, 도로를 보조간선으로 이용하는 북한의 육상물류시설이 지나치게 피폐해졌고 복원에 엄청난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꼽았다. 또 유사한 정치체계인 중국에서 항만도시 개발을 중심으로 경제 재건을 했다는 점을 들었다.

북한은 서해안에 137개(평북 55, 평남 27, 황북 1, 황남 54), 동해안에 152개(함북 65, 함남 53, 강원 34)의 항만을 갖고 있다. 이중 국제 무역을 담당하는 항만은 9개(흥남, 청진, 나진, 원산, 선봉, 남포, 해주, 송림)이고, 연안화물을 주로 처리하는 항만은 지방항 24개이다.

북한은 전후 복구기인 1950~60년대에 전쟁으로 파괴된 나진, 청진, 흥남항을 복구했고 이후 해주, 송림, 단천항 등 신규항만을 건설했다. 1차 항만현대화시대인 1970~80년대에는 남포, 청진, 해주항 등에 대한 본격적인 현대화를 추진했으나 신규투자를 거의 못하고 노후화의 길을 걷게 됐다.

이렇듯 북한의 대부분 항만들은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신규 투자 없이 기존 시설에 의존하다 보니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항만이 거의 없을 만큼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북한의 2015년 해상교역량은 전체 교역량의 84%인 2160만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량화물인 석탄이 그 비중을 차지하고, 석탄을 제외한 해상교역량은 200만톤 내외에 불과하다.

즉 대북제재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로 해상무역 의존도가 기울어졌으며, 품목 역시 다양한 화물에서 석탄으로 편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 간에는 상호 냉전기인 1980년대 초중반은 해상교역이 전무하다가 1980년 후반 재해물자 지원으로 첫 물꼬가 트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는 햇볕정책으로 인한 남북경협 확대로 해상무역이 급증했으나 잇따른 북한의 도발 등으로 대북제재 국면이 강화되면서 대부분의 해상교역이 중단됐다.

보고서는 남북관계 개선, 대북제재 철회 등의 상황이 전개될 경우 북한의 항만물류시설은 항만배후지의 특성과 한반도의 유라시아 대륙 연결을 위한 물류거점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북한의 수도권을 지원하는 남포항과 해주항은 우리나라 인천항과 같은 수도권 지원과 대남·대중 교역거점으로 개발돼야 하고, 나진항과 청진항은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국제무역거점항만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나진항은 중국과 러시아를 철도로 동시에 연결이 가능하므로 우리나라 부산항과 연계해 유라시아 대륙의 주요 물류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단천항은 배후 지하자원의 수출항, 원산항은 국제관광물류거점 등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연구를 진행한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은 “북한의 항만물류시설 확충은 북한경제의 조기 활성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라며 “항만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조기에 수행하기 위해 정부가 북한 항만 전체에 대한 기본계획, 개별 항만들에 대한 기본구상과 개발 방향 등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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