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본부 흔들… 불안한 국민 노후자금
박성민기자
입력 2018-07-05 03:00 수정 2018-07-05 03:00
조인식 본부장 직무대리 사의 표명… 주요 부서장 6자리중 4곳이 공석
본부장 공모도 잡음 끊이지 않고 정원 32명 부족 등 인력 이탈 심각
직원 사기 바닥에 운용 차질 우려
5000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1년째 자리가 비어 있는 기금운용본부장(CIO)을 비롯해 주요 운용부서장 6자리 중 4곳이 공석인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운용 인력도 적임자를 뽑지 못해 30명 이상 비어 있다. 조직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흔들리면서 635조 원에 이르는 국민 노후자금 운용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조인식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해외증권실장)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조 실장은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본부장이 낙하산 인사 논란 등으로 사퇴한 뒤 국민연금 운용을 전담하는 기금운용본부를 이끌어 왔다.
조 실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거나 내부고발을 한 직원들을 질타한 사실이 알려진 뒤 내부 인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금운용본부 측은 “검찰 조사 등의 과정에서 선후배끼리 책임을 전가하고 갈등을 빚는 모습이 보이자 조 실장이 조직 기강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직원들을 나무랐다가 경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 실장의 사퇴로 기금운용본부의 내부 공백은 더욱 심각해진 상태다. 최근 채준규 전 주식운용실장은 내부 감사 결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 측에 유리하도록 수치를 조작해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다. 해외대체실장도 전임자가 경력 논란 등으로 신규 임용이 취소된 뒤 1년째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과 해외증권실장, 주식운용실장, 해외대체실장 등 4명의 고위직 자리를 비워둔 채 기금을 운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를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CIO 최종 후보자 인사검증만 두 달 넘게 진행한 끝에 최근 “적격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최종 후보였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청와대의 응모 권유를 받았지만 불명확한 이유로 탈락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능력은 탁월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임명하기에) 힘든 부분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코드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운용 인력 이탈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말 현재 정원 274명 중 32명이 빈자리로 남아있다.
지난해 공단이 전북 전주로 이전한 뒤 운용 인력이 대거 떠났지만 기금운용본부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적임자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2016년 30명에 이어 지난해에도 27명이 조직을 떠났다.
조직 안팎의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하는 조직인데, 기존 투자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업무에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본부장 공모도 잡음 끊이지 않고 정원 32명 부족 등 인력 이탈 심각
직원 사기 바닥에 운용 차질 우려
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조인식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해외증권실장)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조 실장은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본부장이 낙하산 인사 논란 등으로 사퇴한 뒤 국민연금 운용을 전담하는 기금운용본부를 이끌어 왔다.
조 실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거나 내부고발을 한 직원들을 질타한 사실이 알려진 뒤 내부 인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금운용본부 측은 “검찰 조사 등의 과정에서 선후배끼리 책임을 전가하고 갈등을 빚는 모습이 보이자 조 실장이 조직 기강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직원들을 나무랐다가 경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 실장의 사퇴로 기금운용본부의 내부 공백은 더욱 심각해진 상태다. 최근 채준규 전 주식운용실장은 내부 감사 결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 측에 유리하도록 수치를 조작해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다. 해외대체실장도 전임자가 경력 논란 등으로 신규 임용이 취소된 뒤 1년째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과 해외증권실장, 주식운용실장, 해외대체실장 등 4명의 고위직 자리를 비워둔 채 기금을 운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를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CIO 최종 후보자 인사검증만 두 달 넘게 진행한 끝에 최근 “적격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최종 후보였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청와대의 응모 권유를 받았지만 불명확한 이유로 탈락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능력은 탁월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임명하기에) 힘든 부분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코드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운용 인력 이탈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말 현재 정원 274명 중 32명이 빈자리로 남아있다.
지난해 공단이 전북 전주로 이전한 뒤 운용 인력이 대거 떠났지만 기금운용본부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적임자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2016년 30명에 이어 지난해에도 27명이 조직을 떠났다.
조직 안팎의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하는 조직인데, 기존 투자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업무에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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