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두달 연속 ‘수주량 세계 1위’… 불황 탈출 청신호

곽도영기자

입력 2017-10-12 03:00:00 수정 2017-10-1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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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배를 만드는 독(dock)은 비어있지만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조금씩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수주에 숨통이 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후 선박들의 교체 시기가 찾아오면서 2018년 말, 2019년 초부터 매출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1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96만 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71척)로 월간 발주량 기준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까지 누적 전 세계 발주량도 1593만 CGT(573척)로 전년 동기 979만 CGT(438척)보다 63% 늘었다.

한국은 9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중 49.3%인 146만 CGT(26척)를 수주해 8월에 이어 글로벌 1위를 지켰다. 중국은 89만 CGT(21척), 일본은 26만 CGT(12척)를 수주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올해 누적 수주 실적(504만 CGT)도 중국(509만 CGT)을 바짝 따라잡았다.

조선소들이 현재 갖고 있는 일감의 양을 나타내는 수주잔량도 지난달을 기준으로 반등했다. 클락슨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전 세계 수주잔량은 7511만 CGT로 8월 말(7459만 CGT)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수주잔량이 전월보다 늘어난 것은 2015년 11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9월 말 기준 한국의 수주잔량도 23개월 만에 전월 대비 반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석 연휴 직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는 일제히 대형 수주 낭보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9266억 원)을 수주한 데 이어 26일에는 삼성중공업이 MSC 컨테이너선 6척을 9407억 원에 수주했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은 국내 벌크선사인 폴라리스쉬핑으로부터 초대형 광석운반선 10척을 9086억 원에 수주했다.

이런 흐름이 반영돼 각 조선소의 ‘일감 공백’ 현상은 이르면 내년 말부터 해소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하반기(6∼12월) 일감 부족에 대비해 순환 휴직을 시행하고 일부 독을 가동 중단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안으로 순환 휴직 실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조선사에서 선박을 수주하면 공정이 시작되는 이후부터 공정만큼 분기별 매출로 반영된다. 기초 설계 기간이 1년 안팎으로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통상 수주 2년 차부터 실제 실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조선업계가 2019년이면 ‘보릿고개’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는 근거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글로벌 물동량 증가, 폐선 연령 하락 등으로 수급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 본격 적용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도 국내 조선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선박 건조 기술력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앞서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환경 규제와 폐선 사이클 단축이 겹쳐 국내 조선사들엔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LNG 선박 기술 육성 등 대비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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