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울수록 더 밝게 찰칵”… 삼성, 이미지센서 세계 1위 도전

김현수기자

입력 2020-02-13 03:00 수정 2020-02-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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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셀’ 기술 적용한 제품 첫 출시
카메라 감도 최대 2배-1억 화소… 간섭-산란 줄여 선명한 이미지 구현
“2030년 시스템반도체 정상 목표”


기존 제품보다 감도(빛의 반응 정도)를 2배가량 높인 삼성전자의 1억800만 화소급 ‘아이소셀 브라이트 HMI’ 이미지센서. 크기는 1.33분의 1인치 수준이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에서도 초격차 전략을 이어간다. 이미지센서 시장의 50%가량을 장악한 1위 소니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 실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12일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업계 최초로 ‘노나셀(Nonacell)’ 기술을 적용해 기존보다 카메라 감도를 최대 2배 이상 높인 차세대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1’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감도는 이미지센서가 빛에 반응하는 정도를 말한다. 감도가 높을수록 어두운 환경에서도 이미지센서가 빛을 끌어모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1의 가장 큰 특징은 0.8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작은 픽셀 1억800만 개를 1.33분의 1인치 크기의 센서에 구현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신기술 ‘노나셀’ 기능을 탑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은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화소수가 높아질수록 어두운 환경에 약해지는 단점을 노나셀 기술로 극복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1억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선보인 데 이어 6개월 만에 추가로 노나셀 기술을 적용해 감도를 높였다.

노나셀은 그리스어로 숫자 9를 뜻하는 ‘노나’와 ‘셀’의 합성어다. 9개의 인접 픽셀을 하나의 큰 픽셀(3×3)처럼 동작하게 해주는 기술로 삼성전자가 이름을 붙인 것이다. 노나셀 기술이 적용되면 빛을 더 많이 끌어모을 수 있게 돼 어두울 때는 밝게, 밝을 때는 더욱 세밀하게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하나처럼 동작되는 픽셀 수가 많아지면 감도를 높일 수 있지만, 가까운 픽셀끼리 색상이 간섭될 수 있어 9개씩 묶어 동작되게 하는 개 난제였다. 삼성전자는 픽셀 간 분리막을 만드는 특허 기술, ‘아이소셀 플러스(ISOCELL Plus)’를 적용해 노나셀로 발생할 수 있는 인접 픽셀 간 간섭과 빛 손실, 산란 현상을 방지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된 갤럭시S20 울트라의 카메라가 1억800만 화소임에도 어둠에 강해 호평을 받은 이유가 아이소셀 브라이트 HMI 덕분인 셈이다.

삼성이 소니 등 경쟁사를 능가하는 이미지센서 기술을 선보이면서 2030년에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전사적 전략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소니가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의 약 50%를 장악하며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위 삼성이 약 18%로 추격 중이다. 하지만 기술력으로 보면 소니가 6400만 화소급 이미지센서를 출시한 데 반해 삼성은 1억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 상용화 및 기술 고도화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센서사업팀 부사장은 “일상 속 소중한 모든 순간들을 촬영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는 끊임없이 이미지센서 기술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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