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알림 앱 만든 청년들 뒤에 ‘천재해커’ 있었다
뉴스1
입력 2020-02-04 12:16 수정 2020-02-04 12:16
서울대학교 출신 천재해커 이두희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의 이동경로와 내 주변 진료소를 지도 형태로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든 청년들이 연일 화제다.
이 중 고려대학교 재학생 4명(김준태·박지환·이인우·최주원)이 만든 ‘코로나알리미’는 포털 실시간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받고있다.
그러나 이 청년들이 당면한 문제가 있다. ‘서버 비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웹사이트에 일 평균 200만명이 1개월간 방문할 경우, 약 1000만원의 서버비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최소 수백만원에 달하는 웹사이트 서버비용은 누가 낼까. 이 청년들 뒤에는 ‘천재해커’ 이두희씨(36)가 있었다.
이 씨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교내 전산망 보안이 취약하다”는 자신의 경고를 학교 측이 무시하자 교내 시스템을 직접 해킹해 학생 3만명의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의류학과 출신 배우 김태희의 졸업사진이 유포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어 그는 지난 2013년 컴퓨터공학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래밍 교육단체 ‘멋쟁이사자처럼’을 세웠다. 멋쟁이사자처럼의 목표는 ‘비전공자들이 프로그래밍 기초 지식을 배워 자신만의 웹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멋쟁이사자처럼은 지난 7년간 총 4000명 이상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코로나알리미를 만든 고려대학교 학생들도 멋쟁이사자처럼 출신이다. 이 씨는 “창업자가 반드시 컴퓨터 코딩 전문가가 될 필요가 없으며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만 코딩을 배우면 충분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증명하듯 멋쟁이사자처럼 교육생들은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메르스맵’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지도는 감염 환자가 거쳐 간 지역 정보를 제공했다. 당시 웹사이트에는 7일간 500만명이 몰렸다.
당시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스 병원을 감추기 급급했던 정부가 이 사건을 계기로 모든 정보를 공개했다”며 “소프트웨어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코딩을 배울 강력한 동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코로나알리미 서버비를 선뜻 후원하게 된 배경도 비슷한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로나알리미’는 멋쟁이사자처럼에서 코딩을 배운 고려대 학생들이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접속자가 이렇게 많으면 대학생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서버비가 나온다”며 “직접 개발한 대학생들이 걱정하길래, 멋쟁이사자처럼은 이 대학생들에게 서버비를 100%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코딩을 마음껏 하도록 지원하고, 코딩을 통해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도록 이끄는 멋쟁이사자처럼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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