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 흥행 조짐 “공급부족 미리 대비해야”

뉴스1

입력 2020-01-17 08:03 수정 2020-01-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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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가 15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을 소개하고 있다. GV80은 3.0 디젤 모델을 먼저 출시하고 가솔린 2.5·3.5 터보 모델을 추가해 총 3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디젤트림 가격은 6,580만원부터 옵션에 따라 8,9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 © News1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이 출시 당일에만 1만5000대의 계약이 이뤄지자 증산 등 공급확대 방안을 미리 검토하지 않으면 수익성 개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8년 11월 출시된 팰리세이드가 6개월 만에 연간 목표를 웃도는 판매실적을 기록하면서 차량 줄고 지연에 따른 대대적인 계약이탈 사태가 벌어진 바 있어서다. 수요예측 실패도 있었지만 증산을 놓고 벌어진 노조간 기싸움도 적기를 놓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GV80은 현대차의 럭셔리 SUV로 팰리세이드보다 수익성이 높은 모델이다. 올해 여름에는 미국 출시까지 앞두고 있다. 팰리세이드만큼은 아니겠지만 공급부족이 심화됐을 때 노사 문제로 증산에 차질을 빚으면 지난해 범했던 문제가 반복될 여지가 있다. 영업이익률 개선이 필요한 현대차엔 뼈아픈 실책이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04조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 46%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영업이익률이다. 추정 영업이익률은 3.4%로 최소 5%대를 훌쩍 넘는 경쟁 브랜드 대비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10%,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 2016년 5.5%, 2017년 4.75%, 2018년 2.5%로 매해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 악화는 중국 등 주요 시장 부진과 함께 고수익 모델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것도 원인이 됐다.

현대차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판매믹스 개선에 수년간 총력을 기울였고 대형 SUV 팰리세이드 등을 내놓으며 수익성 확대를 꾀했다. GV80 역시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 및 수익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이다.

팰리세이드의 경우 출시 직후 호평을 받으며 시장에 열풍을 불렀다. 고수익 SUV를 잘 만들어 매출과 수익의 동반 성장을 노린 현대차 전략이 통했다.

출시 당시 연간 판매목표를 2만5000대로 잡았으나 6개월만에 3만대를 훌쩍 넘어섰다. 수급 대란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7월 기준 누적 계약 건수만 10만대에 육박했다. 실적개선의 분명한 기회를 잡을 수 있던 시기였다.

그런데 증산 지연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4월 울산 4공장 월간 생산량을 6200여대에서 8600여대로 늘리는 데 합의했으나 공급부족을 해소하긴 역부족이었다. 현대차는 이를 타개하고자 노조에 울산 2공장에서 팰리세이드를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가 4공장 반대로 증산이 지연됐다.

생산을 2개 공장이 나눠 가지면 특근 일수가 줄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같은해 9월 가까스로 울산 2공장 생산이 결정됐으나 추가 증산이 이뤄지는 데만 반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이 기간에 계약자 중 2만명이 취소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팰리세이드 인도에만 1년 가까이 걸렸던 탓이다.

증산 지연은 신차효과가 정점을 찍은 시점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출시 당일에만 1만5000대의 계약이 이뤄진 GV80에서도 공급부족 현상이 재현될 여지가 있다. 명품에 가깝게 공을 들인데다 한국판 벤틀리라는 입소문까지 퍼지며 출시 당일 내수 연간 판매목표인 2만4000대의 절반 이상 계약이 성사됐다.

GV80은 울산 2공장에서 연산 5만대 기준으로 생산물량이 계획됐다. 올해 여름 북미 선적까지 이뤄지면 팰리세이드 때와 마찬가지로 공급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GV80에서도 팰리세이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노사 모두에게 손해”라고 말했다.

관건은 노조의 협조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위축 등 대·내외적인 여건이 악화되자 지난해 8년만에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며 “다만 사전조율을 통해 공감대를 미리 형성해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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