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2% 성장” 경기바닥론 동조…“너무 낙관적” 지적도

뉴시스

입력 2019-11-29 16:53 수정 2019-11-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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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정집행률 감안하면 올해 2.0% 성장"
한은 경기진단, "현실 반영 못해" 지적 잇따라
민간에서는 올해 성장률 1%대 후반으로 인식



 한국은행이 경기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경기 바닥론’에 힘을 실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0%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으며 성장률 1%대 추락 가능성을 차단했다. 성장률 마지노선인 ‘2%’대를 사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의 기조와도 궤를 같이한 것이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올해 우리 경제가 2%대 성장을 달성하기는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은과 정부의 경기 진단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29일 발표한 ‘경제전망(2019년 11월)’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0.2%포인트 낮춘 2.0%로 제시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0.4%에 그치면서 올해 2%대 성장은 물 건너 가게 됐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정부의 목표치와 마찬가지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유지한 것이다.내년에는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성장률이 2.3%를 달성할 수 있고, 이듬해에는 2.4%로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한은 “정부 재정집행률 감안하면 2% 성장 가능”

한은이 올해 우리 경제가 2%대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로 가장 먼저 내세운 건 정부의 ‘재정집행률’이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이번 전망치에 정부가 재정집행률을 높이려는 것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2.0%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남은 4분기 성장률이 0.97% 이상 돼야 하는데, 정부가 막바지 재정을 쏟아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물 경기지표도 현재까지는 예상된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다고 봤다. 이날 통계청에서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4% 감소했고, 소매판매액지수와 설비투자는 각 0.5%, 0.8% 감소했다.

산업활동 3대 지표인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모두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지만 앞서 모니터링한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이 국장은 “10월 일부 지표가 안 좋아진 부분도 있지만 앞서 모니터링한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며 “심리지표도 11월~12월에는 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은의 이러한 경기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경기 부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약발이 얼마나 발휘될 지 장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소비, 투자 등 여러 경기 지표가 부진한 만큼 2% 성장률 달성이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실제 우리 경제는 2%대 성장이 무너질 상황인데 한은이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많이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출·투자·소비 모두 부진한데…민간은 ‘1%대 성장’ 기정사실화

정부의 돈 풀기가 성장률을 충분히 견인하지 못한다면 성장률은 1%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이 국장도 “만약 정부의 재정집행 실적이 (한은이) 전망치에 반영한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2% 성장에 대한 하방리스크는 커질 수 있다”며 1%대 성장 가능성에 여지를 남겨뒀다.

민간에서는 대체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무라(1.9%), 바클레이스(1.9%), 골드만삭스(1.9%), 모건스탠리(1.8%), 씨티그룹(1.8%) 등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 후반 정도될 것으로 본다. 또 한국경제연구원(1.9%), LG경제연구원(1.8%) 등 국내 경제연구기관들도 비슷한 흐름으로 보고 있다.정부와 한은의 전망과는 무관하게 사실상 1%대 성장률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경기 회복 조짐 등이 보이고 있긴 하나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세계교역 둔화 흐름 등으로 수출이 기조적인 반등세로 돌아서긴 어려운데다 소비·투자심리 등도 단기간에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2.3%에 대해서도 현실과 동 떨어진 수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남아있는 재정을 다 써서 성장률이 목표치에 가깝게 갈 수 있다고 해도 2%는 안 넘어 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성장률도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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